# 부울, 全주기 산업 생태계 구축
- 방사선의과학·에너지융합 산단
- 기업당 3억 규모 혜택 줘 ‘집적화’
- 원전해체연구소 지원 허브 역할
# 2022년까지 1300명 인력 양성
- 기존 원전 인력 전문가로 전환
- 부산대·UNIST 산학협력 교육
- 대학·경남공고, 관련 과정 신설
# 고리 1호기 중심 3단계 해외진출
- 정부 “세계 점유율 10% 달성”
- 일감 창출 위해 조기 발주도
- 2035년까지 세계 5위 목표
정부가 국내 원전 해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전해체연구소’(이하 원해연)가 설립되는 부산 울산을 중심으로 기업 육성과 해외 진출 지원 등 전(全) 주기에 걸쳐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
부산 방사선의과학 산업단지(산단)와 울산 에너지융합 산단에는 원전 해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이 입주한다. 고리원전 1호기의 해체가 시작되는 2022년 이후에는 3단계에 걸쳐 원전 해체 기업 및 기술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된다.
■4대 전략으로 전 주기 생태계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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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남기 부총리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원전 해체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원해연 설립 계획이 발표된 뒤 이틀 만에 나온 이 전략은 국내 원전 해체 산업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초기시장 창출 및 인프라 구축 ▷강소기업(규모는 작지만 기술력을 확보한 중소기업) 육성 ▷국내 기업의 단계적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제도 및 기반 구축 등 4대 전략을 추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2021년 하반기 고리원전 내에 설립되는 원해연을 부울경 원전 중소기업 육성의 허브 기지로 활용한다. 부울경 각 테크노파크(TP)와 대학·연구기관 등도 원해연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힘을 보탠다. 손호영 산업부 원전환경과장은 “원전 해체 기업 입장에서는 원해연이 ‘지원 센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해연이 육성·지원하게 될 원전 해체 강소기업은 부산 방사선의과학 산단과 울산 에너지융합 일반 산단에서 주로 활동하게 된다. 손 과장은 “해당 산단을 중심으로 원전 해체 기업의 집적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기업당 3억 원 규모의 경영안정 자금 융자와 취득세·재산세 감면 등 각종 혜택을 준다.
전문 인력 양성 방안도 마련됐다. 정부는 2022년까지 총 1300명을 양성한다. 기존 원전 인력을 원전 해체 분야의 전문가로 전환하거나 대학 등에서 새로운 인력을 키워내는 방식이다. 부산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부울경 각 TP, 동국대(경주)는 원자력 관련 기관과 협력해 원전 중소기업의 경력자를 대상으로 전환 교육을 실시한다. 부산대 등에는 ‘원전해체엔지니어링’ 학과가 신설된다. 부산 경남공고에 원전 해체와 관련해 방과후 과정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고리1호기 중심 3단계 해외 진출
해외 시장 진출의 포문은 고리1호기가 연다. 정부는 고리1호기 해체 진도에 맞춰 3단계로 기업 및 기술의 해외 진출을 추진한다. 2020년대 중반에는 우리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될 수 있도록 선진국 해체 원전을 대상으로 사업 수주에 나선다. 2020년대 후반에는 원전 운영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3국(루마니아 등)에 선진국과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30년부터는 우리나라가 제3국에 단독으로 진출하게 된다.
정부는 또 원전 기업의 초기 일감을 창출하고 역량을 키우기 위해 고리1호기 해체 착수(2022년) 이전에라도 해체 준비 시설 등 가능한 부분부터 조기 발주에 들어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전략을 토대로 2035년까지 ‘원전 해체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상위 5위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금은 글로벌 원전 해체 산업이 초기 단계여서 시장 점유율 집계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 국내 원전 산업이 건설·운영에 치중된 탓에 해체 등 사후 관리 분야는 미개척지나 다름없다”며 “지역 산단 등을 중심으로 원전 해체 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최소 22조5000억 원, 세계 시장 규모는 549조 원으로 추산된다. 2030년 이전까지 국내 원전 12기의 설계 수명이 끝나면 관련 시장도 본격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