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흡한 내용 늑장 통지도 질타

SK텔레콤(SKT) 가입자 정보 유출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번 유출 사태에 대해 엄정 대응키로 했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개인정보위는 최근 한국 개인정보보호 책임자협의회와 공동으로 개인정보 정책 포럼을 열어 SK텔레콤 가입자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강력 제재하겠다고 25일 밝혔다. 포럼은 ‘개인정보 안전관리 체계 강화와 개인정보 처리 방침 평가 대응 전략’을 주제로 정부와 주요 산업별 개인정보보호 책임자들이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려는 방안 및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사고 원인을 자세히 규명하고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제재하는 것과 동시에 상시적 예방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신속히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해킹 배후에 대해 “(데이터가) HSS(Home Subscriber Server)에 있던 정보가 과금정보 관리서버(WCDR)를 통해 싱가포르 인터넷주소(IP)로 넘어간 흔적이 있었다”며 “이 IP 주소가 누구의 주소인지, 이 주소를 누가 통제하는지에 대해선 파악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약 2700만 가입자의 개인 정보가 국외로 반출돼 싱가포르로 넘어갔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고 위원장은 SK텔레콤의 유출 통지 및 사고 이후 대처에 대해서도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 고 위원장은 “(SKT의) 통지는 저희가 지난 2일 의결했고 지난 9일 (SKT가) 통지하긴 했지만, 굉장히 유감이 많다. 그때까지 통지 안 한 것도 문제이고 통지 내역에 ‘유출 가능성을 추후 알리겠다’고 표현한 것, 법에서 요구한 부분에 부합이 안 된 내용도 있었다”며 “제대로 된 통지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뒤늦게 부실하게 했다. 그 자체가 문제다. SKT 측에 통지가 미흡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차 피해는 당연히 모니터링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겠지만 어마어마한 피해는 이미 발생했다”며 “2차 피해가 생겨야 진짜 피해가 생긴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복제폰이 아니더라도 2차 피해 형태는 다양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