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신 발견 장소 수차례 뒤졌던 곳… 겉핥기식 수색 허점

경찰 답답한 수사… 납치정황 불구 초동수사 미흡

용의자 지리 꿰뚫고 있는데도 도주로 봉쇄 않는 등 실수 연발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10-03-07 22:22:40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이모 양이 실종 11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7일 부산 사상구 한 다세대주택 현장에서 경찰 수사본부 관계자들이 정밀 감식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부산의 전 경찰력을 동원하고도 제한된 지역에 머문 여중생 납치 용의자 1명을 잡지 못한 경찰의 허술한 수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24일 부산 사상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실종됐던 여중생 이모(13) 양이 11일 만에 이웃집 물탱크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경찰의 수사가 처음부터 허점투성이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사상경찰서는 6일 오후 9시25분께 이 양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50m, 도보로 100m가량 떨어진 권모(67) 씨의 집 보일러실 위에 놓인 물탱크 안에서 이 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정밀수색을 펼치던 중 권 씨의 집 뒷벽에 기름보일러와 나란히 놓인 물탱크를 발견, 내부를 수색하다 숨져 있는 이 양을 발견한 것이다.

이 일대는 경찰이 부산에서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인력인 2만여 명과 헬기, 수색견을 동원해 초기부터 수차례 뒤졌던 곳이어서 경찰이 그동안 수박 겉핥기식으로 수색을 한 게 아니냐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경찰의 허술한 대응은 이 양의 실종 당일부터 시작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력이 나쁜(왼쪽 0.2, 오른쪽 0.5) 이 양이 안경은 물론 휴대전화도 놓고 집에서 사라졌고, 집 화장실 바닥에서 외부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운동화 발자국 3~4점이 발견됐는데도 경찰의 본격적인 수색은 다음 날 아침부터 이뤄졌다. 납치보다는 가출 등 단순한 실종사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탓이다.

사건 발생 다음 날에야 사상경찰서 형사들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렸고, 또 하루가 지나서 수사본부로 격상시켰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건에 대한 판단착오였으며 안일한 초동수사로 이어졌다.

이후의 수사 진행 과정도 의문투성이다. 경찰은 용의자가 살인을 저지른 전력이 없다는 점에 비중을 두고 이 양이 감금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경찰이 주로 빈집과 폐가를 살펴보는 수준의 수색에 치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37대에도 이 양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수사 방식은 변함이 없었다. 열흘이 지나도록 이 양이나 공개수배한 용의자를 본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CCTV에도 용의자 등이 찍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뒤늦게 정밀수색으로 전환해 이 양의 시신을 발견한 것이다.

사건 발생 초기부터 경찰력을 집중해 대대적인 수색을 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사건이 일어난 덕포동 재개발예정구역 외곽을 모든 경찰력을 동원해 차단하고 내부로 진입하면서 골목길과 가옥마다 형사를 배치하는 저인망식 수색 대신 병력을 열흘에 쪼개 구역별로 수색에 나서다 보니 지리를 꿰뚫고 있는 용의자에게는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경찰이 지난 3일 이 양의 집에서 20여 m 떨어진 빈집을 수색하다 용의자 김 씨를 눈앞에서 놓친 것은 뼈아픈 실책이다. 용의자가 주변 지리를 훤하게 꿰뚫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예상 도주로를 봉쇄하지 않은 채 수색작업을 벌이다 빚은 실책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경찰은 "용의자보다 이 양을 찾기 위한 수색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으나 납득하기 힘들다.

이 양의 집과 시신이 발견된 곳, 경찰이 김 씨를 눈앞에서 놓친 곳이 모두 반경 30m 안에 있다는 점도 경찰 수사력이 치밀하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추석 연휴 70대 노모 살해한 50대 딸 검거
  2. 2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3. 3비 와도 ‘부캉이’ 보러 북항 북적…추석 연휴 23만명 몰려
  4. 4[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5. 5[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6. 61243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5억 9252만 원씩
  7. 7트럼프, 이란 ‘7일 계획’ 제안 거부…선거 후 폭격 가능성
  8. 8[날씨칼럼] 가을 태풍, ‘설마’하는 안일함보다 ‘미리’ 대비해야
  9. 9“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10. 10빠르게 느는 '10대 마약밀수범'…올해 적발인원, 작년 넘어서
  1. 1[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2. 2“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3. 3군·유엔사 ‘DMZ 지뢰 추정 폭발’ 현장 조사 절차 시작
  4. 4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거부' 여진…여야 공방 계속
  5. 5李대통령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조속 재개해야”
  6. 6국힘, DMZ 지뢰사고 공세 지속…“증거유실 기다리나”
  7. 7[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8. 8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9. 9[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10. 10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1. 1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2. 21243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5억 9252만 원씩
  3. 3빠르게 느는 '10대 마약밀수범'…올해 적발인원, 작년 넘어서
  4. 4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5. 5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6. 6[차호중의 재테크 칼럼] 통화량과 물가
  7. 7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8. 8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9. 9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10. 10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1. 1추석 연휴 70대 노모 살해한 50대 딸 검거
  2. 2비 와도 ‘부캉이’ 보러 북항 북적…추석 연휴 23만명 몰려
  3. 3[날씨칼럼] 가을 태풍, ‘설마’하는 안일함보다 ‘미리’ 대비해야
  4. 4부하 직원 상습 성추행한 60대 임원 징역형 집유
  5. 5부울경 오후까지 흐리고 비…낮 최고 22∼24도
  6. 6추석 연휴 셋째날 부산→서울 7시간…귀성길 정체 풀려
  7. 7남양주서 70대 여성 흉기 피습…50대 운전기사 체포
  8. 8부산 부암고가교서 차량 4중 충돌, 5명 부상…한때 양방향 통행 통제
  9. 9추석 연휴 셋째 날 귀경길 정체 완화…부산→서울 5시간40분
  10. 10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1. 1[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2. 2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3. 3한국 남자핸드볼, 중국 꺾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4. 4[속보] 여자농구, 일본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남녀 동반 우승
  5. 5한국 야구, 중국 꺾고 결승 진출…27일 일본과 금메달 결정전
  6. 6[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7. 7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8. 8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9. 9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10. 10[속보] 한국 3대3 남자 농구,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
위기가정 긴급 지원
재활치료 다문화가정 가장…치아 없어 식사도 못해
풀뿌리 인디 죽이는 규제
현장 요구 日 행정 수용…음식점 소공연장 춤 허용 이끌어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