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들어 두 차례 유사한 사고
- 노후차 전면 교체 요구 커져
- 사측 "3000억 예산 필요" 난색
지난 10일 오후 발생한 부산도시철도 전동차 고장 사고(본지 11일 자 8면 보도)를 계기로 노후 전동차를 전면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이번에 사고가 난 제1289 열차에 대한 1차 조사를 한 결과 견인전동기에서 전기 스파크가 발생해 추진제어장치에 전기 합선을 일으키면서 운행이 정지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11일 밝혔다. 교통공사는 또 견인전동기에서 스파크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밝혀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견인전동기는 일반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전동차의 핵심 부품이다. 사고를 일으킨 제1289 열차는 1994년 제작돼 지난해 12월 견인전동기를 새것으로 교체했다. 부품 교체 후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고장을 일으킨 것이다.
도시철도 1호선에서는 앞서 두 차례 유사한 사고가 있었다. 지난 1월 20일에는 1호선 토성역에 있던 열차 하부에서 연기가 발생하는 사고가 났고, 지난달 21일 범일역에 정차 중이던 열차 내부에서도 연기가 나는 사고가 일어났다. 두 사고는 각각 엔진의 열을 식혀주는 장치와 냉방시설의 모터 부분이 고장을 일으켰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련의 사고들은 노후 차량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운행 중인 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 360량 가운데 186량이 차령 25년을 넘긴 노후 차량이다. 1호선 열차 절반 이상(51.7%)이 노후해 사고 위험을 내재한 채 운행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지하철노조 남원철 사무국장은 "올해 발생한 사고들은 리모델링이라는 명목으로 일부 부품을 교체하는 데 그친 '땜질식 처방'이 낳은 어처구니없는 결과"라며 "노후 차량의 전면 교체만이 시민 안전을 담보하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시청과 교통공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교통공사 측은 노후 차량 교체에 대해 난색을 보였다. 노후 차량을 전면 교체하려면 30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노후 전동차 교체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데 공감하지만 예산 등 문제로 사실상 어렵다"며 "대대적인 부품 교체와 안전점검 등을 통해 시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