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치경쟁 지역 연대 필요"
정부가 원전해체기술센터(원전센터)와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을 패키지로 묶는 방안을 검토(본지 5일 자 1면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산시의 원전센터 유치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시는 정부가 원전센터와 처분시설을 하나로 묶는 패키지 방식을 추진한다면 원전센터 유치 자체를 포기하겠다고 5일 밝혔다. 여기에 원전센터 유치를 희망하는 8개 시·도는 정부가 패키지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집단 신청거부 등 조직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여 사업 자체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크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6월 활동을 마치고 지난달 국무조정실에 제출한 권고안에 따르면 정부는 2051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시설을 건설해 운영한다. 이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처분시설 부지 혹은 부지조건과 유사한 지역에 URL(Underground Research Lab·지하 500m 이하에 영구처분 기술검증을 위한 연구시설) 부지를 선정하고 2030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새누리당 배덕광(부산 해운대기장갑) 의원은 조만간 포화 단계에 진입하는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에 관한 대안으로 정부가 영구처리시설 또는 그전 단계인 중간처리시설을 원전센터 유치와 연계해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원전센터 유치에는 부산(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을 비롯해 울산(울주) 대구 광주 경북(경주) 강원(삼척) 전남 전북 등 8개 시·도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원전센터가 처분시설을 패키지로 묶기 위한 일종의 '미끼'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부산을 원전해체의 허브로 조성해 관련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기술을 수출하려던 시의 계획은 정부의 패키지 논의에 제동이 걸렸다. 시 김영철 시민안전실장은 "원전센터 유치는 지역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하지만, 처분시설과 패키지로 묶인다면 현실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며 "원전센터와 처분시설이 패키지로 묶이지 않도록 정부를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패키지로 묶일 경우 원전센터 유치를 신청하는 지자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원자력안전 및 방재연구소 정재준(기계공학부 교수) 소장은 "정부의 진의가 정확하게 파악되지는 않지만,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은 입지 조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단순히 원전센터와 패키지로 묶을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며 정부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식을 두고 여러 얘기가 나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