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신항 인근 지리적 이점상
- 해상과 연계 화물 늘어날 듯
- 일본과 남부권 '콜드체인' 적지
- 3.2㎞ ADPi 활주로 확장안
- 초대형 화물기 취항 불가능
- 서북쪽 800m 추가연장 필요
- 서낙동강 교각 설치땐 가능
현재 김해공항은 짧은 활주로 길이와 좁은 폭 등으로 초대형 여객기 화물기가 뜨고 내리기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위탁수하물을 제외한 김해공항의 화물 처리량은 4만6533t(인천공항은 259만5554t)에 불과했다. 동남권에서 미주와 유럽으로 가는 항공화물은 모두 인천공항을 이용했다는 뜻이다. 앞으로 김해공항을 확장할 때 부산지역의 지리적 이점인 항만과 항공을 연계한 물류산업 육성책이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상·항공 물류 역량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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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공항을 확장할 때 항만과 항공을 연계한 물류산업 육성책이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항공기에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 |
국토교통부와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은 김해공항의 전체 항공화물 물동량을 확장 이후인 2026년부터 연간 30만 t으로 가정했다. 이는 지난해(14만 t)와 비교해 배가량 는 물량이지만, 부산신항을 끼고 있는 동남권의 향후 물동량 증가세를 고려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처리 물량이다.
ADPi의 용역안대로라면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 후에도 동남권 항공물류를 지금처럼 인천공항에서 처리하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으로 신공항 건설의 기본취지인 중장거리 노선과 항공화물기 취항이 가능한 대한민국 제2의 관문 공항을 만들겠다는 부산시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물류 전문가들은 국제 경제 흐름상 김해공항 확장이 마무리되는 2026년 이후부터 동남권에서도 항공화물이 대폭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이성우 국제물류실장은 "물류 발생 구조가 경량화 추세로 가고 있고 국제공항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의 항공화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DPi의 용역안에서는 '해상-항공 연계 화물'(시앤에어·Sea & Air) 처리 방안이 없다. 특히 유럽과 미주를 연결하는 동북아시아 물류 허브인 부산신항을 인근에 둔 김해공항으로서는 부산신항과 김해공항 간 '시앤에어' 화물이 늘어날 전망이다. 은산해운항공 양재생 회장은 "시앤에어가 실현되려면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 확장될 김해공항에는 초대형 화물기나 여객기가 취항할 수 있는 활주로가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앤에어'의 경우 부산지역은 콜드체인(Cold Chain)이 유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콜드체인은 농수축산품, 식료품, 의약품, 화장품 등 온도조절이 필요한 제품의 생산, 저장, 운송, 판매,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철저히 온도를 관리해 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유지하는 유통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중국-인천공항 간 콜드체인만 논의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국내 남부권과 일본 간 콜드체인을 연결하기에는 값비싼 육상 운송비용이 발생하는 탓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저온처리가 필요한 콜드체인 화물이 유럽이나 미국에서 김해공항으로 운송되면, 김해공항 인근의 부산신항이나 부산항에서 카페리 등을 통해 일본으로 재운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규 활주로 길이 3.8㎞ 이상 필요
추가 확장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ADPi의 이번 확장안에서는 김해공항 신설 활주로를 3.2㎞로 구상해 대형화물기 취항이 불가능하다. ADPi 용역안에 따른 확장안을 '김해신공항' 대신 '김해공항 2차 확장'으로 부르는 것도 항공화물 급증에 따른 3차 확장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앞서 김해공항은 2003년 3월 3.2㎞짜리 활주로를 추가로 만든 1차 확장을 거쳐 활주로 2개를 갖게 됐다.
항공 전문가들은 북미와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초대형 항공기가 이·착륙하기 위해서는 3.8~4.0㎞의 활주로가 신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차 확장' 설계 때 신설 활주로를 4.0㎞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신설 활주로의 서북쪽을 유보지로 남겨둬야 한다는 뜻이다. 활주로를 서북쪽으로 800m 늘이게 되면 서낙동강이 걸림돌이 되지만, 서낙동강에 교각을 설치해 활주로(3차 확장안)를 놓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낙동강에 교각을 세워 활주로를 더 길게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설계 때 비용이 걸림돌이 된다면 800m 추가 연장구간과 진입표면 일대를 유보지로 설정하고 국비로 매입하면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일대가 유보지가 되면 부산 강서구와 경남 김해시 일부 지역의 항공기 소음 피해도 줄일 수 있다. 항공기가 800m 인근에는 이·착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각한 소음 문제로 시설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영국 히드로 공항도 활주로를 1.3㎞ 늘여 소음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선임연구위원은 "국토부에 따르면 2040년이 되면 김해공항 연간 이용객은 4000만 명이 된다. 김해공항에 추가 활주로가 놓여도 수용 능력은 연간 3800만 명에 지나지 않아 2차 확장 공사 이후 14년 만에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