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음새 느슨해 환풍기 떨어진듯
- 교통공사 관리감독 소홀 지적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선로에 대형 환풍기가 떨어져 전동차와 충돌한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당일 밤사이 환풍기 교체 작업을 하면서 연결 부위를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환풍기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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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부산도시철도 1호선 당리역 부근에서 전동차와 환풍기 충돌로 전동차 운행이 중단된 뒤 승객들이 비상 사다리를 이용해 탈출하고 있다.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
12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외주업체는 이날 새벽 1~4시 사이 기존 환풍기를 뜯어내고 가로·세로 2.4m, 폭 80㎝의 신형 환풍기를 연결하는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화재 등의 사고에 대비해 선로로 투입되는 공기 양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전체 작업 기간은 10일이다.
공사 측은 70여 대의 전동차가 지나가면서 일으킨 바람이 임시 고정한 환풍기를 흔들면서 나사가 풀려 환풍기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고는 외주업체 측이 다음 날 추가 작업을 위해 환풍기를 임시로 고정했는데 이음새가 느슨하게 연결된 상태에서 마무리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오전 5시께부터 운행한 전동차는 사고 구간을 시속 50㎞ 정도의 속력으로 달리며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터널 안이라 지하철 운행에 따른 바람압력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주를 맡긴 공사 측은 12일 첫차가 당리역을 무사 통과하는 것을 보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지하철 노조는 부산교통공사가 업무를 외주업체에 준 뒤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아 생긴 인재라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외주업체에 공사를 맡긴 뒤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환풍기가 전동차 위로 바로 떨어졌으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외주 확대로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시민의 안전과 관련된 업무는 전문지식을 가진 인원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며 "특히 1호선은 노후화가 심해 더욱 신경 써야 하지만 시와 교통공사는 경영부실을 만회하기 위해 업무 상당 부분을 외부에 맡기는 재창조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명안전고용을 위한 다대선 시민대책위원회 윤영삼 상임대표도 "다대선 개통을 불과 두 달여 앞두고 1호선에서 자꾸 사고가 생기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공사와 부산시는 이러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업체 측이 추가 작업을 위해 환풍기를 임시로 고정하면서 나사를 제대로 죄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공사도 관리, 감독을 게을리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앞으로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진룡 이준영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