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인 착취·근현대 애환 빠져
- 전문가 “아픈역사 외면도 왜곡”
- 영도구 “공간적 제약 탓” 해명
부산 영도다리 전시관이 일제의 대륙침략 교두보로 활용된 아픈 역사나 피란시절의 기억 대신 일본인 설계자의 공적을 치켜세우는 전시물로 가득 차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
| 광복절인 15일 부산 영도구 영도웰컴센터 2층 영도대교 전시관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종진 기자 |
광복절인 15일 영도구 봉래동 물양장 영도웰컴센터 2층. 지난해 9월 문을 연 영도대교 전시관은 ‘영도다리의 어제 그리고 오늘’을 주제로 관람객을 맞고 있었다.
주요 전시물은 ▷영도다리의 제원이 담긴 지도 ▷일본인 설계자 야마모토 우타로의 약력·공적 ▷1934년 11월 열린 준공식 사진 ▷교각 기초로 사용된 나무 말뚝이었다.
2013년 영도다리 도개 기능 복원 과정을 다룬 영상물을 제외하면 ‘일제의 기술로 만든 국내 최초 도개교’가 전시의 핵심 주제로 부각됐다. 우타로 씨에 대해서는 사진과 함께 출생·출신학교·사망 과정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교량 제작 최고 기술자”로 부연했다.
한 방문객은 “근현대사의 애환은 없고 1930년대 영도다리 설계·건설·준공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일본풍이 짙어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시관에는 영도에 조선소를 건설한 일제가 물자수송을 위해 영도다리를 지었다는 설명은 빠져 있다. “영도다리에서 만나자”로 대변되는 한국전쟁 당시의 슬프고 아련한 피란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민족문제연구소 이종민 부산지부장은 “영도대교는 일제가 군수물자와 병력을 옮기기 위해 조선인을 착취하며 세운 근대 유산이다. 한쪽 면만이 아닌 균형 있고 고른 역사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친·조부가 독립운동가인 동국대 김광호(불교아동학부) 객원교수는 아픈 역사를 언급하지 않는 것도 왜곡이라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영도다리가 생길 때의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풀어줘야 한다”며 “건설 현장에서 희생당한 조선인 노동자의 실태를 밝히고 위령탑까지 세워야 진정한 영도다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관을 운영하는 영도구는 “공간적인 제약 탓에 일부 시기의 기록물만 전시했다”며 “영도다리에 얽힌 근현대사는 해설사가 관람객에게 설명하고 있다. 향후 전시관을 리모델링할 때 필요한 자료는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