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 두산중공업 컷팅기술 강조
- 경주, 한수원·원자력공단 본사 소재
- 울산 “유니스트 등 산학연 중심지로”
신고리5·6호기 건설 재개와 고리1호기 가동 중단을 계기로 노후 원자력발전소 해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자치단체의 경쟁이 치열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6월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동남권에 원전해체센터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미 부산 기장군과 울산·경북 경주시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부산에서는 고리원자력본부가 자리 잡은 기장군이 동남권의과학산업단지를 원전해체센터의 입지로 제시했다. 기장군은 지난 6일부터 본격적인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부산도시철도와 원전해체센터 유치를 위해 ‘범군민유치위원회’(이하 유치위)도 출범시켰다. 오는 12월까지 16만 기장 군민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지난 22일 현재 1만 명의 서명을 받은 상태다.
기장군은 동남권의과학산업단지 147만 ㎡ 가운데 11만 ㎡를 원전해체센터 입지로 확보해 놓았다. 정부가 결정만 내리면 바로 건설에 들어갈 수 있는 셈이다.
부산시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내 의료용 중입자가속기(서울대병원 운영) 설치 ▷수출형 신형 연구로까지 기장에 들어서면 부산이 원전 산업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남도는 본격적인 원전해체 기술 개발에 나섰다. 경남지역의 두산중공업이 원전 해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두산중공업은 원전 해체의 핵심인 컷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경우 원전부품소재단지가 강서구에 있고, 부산상공회의소에서는 관련 협의체를 만들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술력은 원전 건립에 참여해 온 대기업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시는 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원자력환경관리공단 본사가 있다는 점을 유리한 입지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경주 인근 건천에 양성자가속기(원자핵 기본입자를 가속해 IT 기술에 활용하는 시설)가 설치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양성자가속기는 경주 지역 저준위방사물처리장의 보상 사업의 하나로 설치됐다.
신고리5·6호기 공사가 재개되면서 울산시 울주군은 원전해체센터 유치에서 한걸음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고리5·6호기 건설이 백지화되면 정책적으로 원전해체센터는 울주군에 설치될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서생면에 에너지융합산업단지를 조성해 원전해체센터 유치에 나선다. 유니스트와 원자력대학교대학원이 있으므로 원전해체산업 관련 산학 연구개발이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원전해체센터의 입지가 정확히 언제 발표될지는 미지수다. 현행법상 국비 3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 경제성보다는 지역균형발전과 해당 자치단체의 준비·관심도가 평가 기준의 하나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