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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29> 영도 동삼동 아치둘레길

캠퍼스 둘러싼 해안길… 배 안타도 부산항 전체가 한눈에 쏙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19-08-08 18:55:5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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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해양박물관 일대 친수공간
- 한국 최초 세계일주 요트 전시

- 한국해양대 자리 잡은 아치섬
- 1950년대엔 밀수 소굴로 악명
- 아치해변과 맞은편 두 구간
- 총 656m 해안 산책로 걸으면
- 오륙도·신선대 등 조망은 덤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도시. 부지 면적으로 가장 덩치가 큰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을 비롯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립해양조사원,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국립해양박물관 등 해양수산 관련 기관이 모여 있는 지역이다. 중구 중앙동에서 버스로 갈아타니 국립해양박물관 앞에 내려줬다. 이번은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시작해 한국해양대 아치캠퍼스에 새로 조성된 ‘아치둘레길’까지 돌아보는 여정이다.
   
한국해양대 누리관 쪽에서 연결된 아치둘레길. 부산에서 배를 타지 않고 부산항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김종진 기자
2012년 7월 문을 연 국립해양박물관은 해양 역사와 인물, 해양문화, 해양산업, 항해선박, 해양영토, 해양과학 등 해양 관련 각 분야의 자료를 망라해 선보이는 종합 해양박물관이다. 영국 왕립해군박물관, 리스본해양박물관 등 해양 관련 유명 박물관이 많지만 이들은 항해 선박 등 어느 특정 분야에만 전시 콘셉트가 특화돼 있다.

■ 도전 정신을 일깨운 ‘요트’들

   
부산항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해양박물관 일대까지는 친수호안덱이 펼쳐져 있다. 이중 해양박물관 쪽 친수공간에 우리나라 최초로 단독 무기항 세계 일주에 나섰던 요트 아라파니호가 전시돼 있다. 김승진 선장은 2014년 10월 19일 충남 당진 왜목항에서 아라파니호를 타고 출항, 태평양을 지나 남아메리카 최남단 케이프 혼, 남극해, 남중국해를 거친 뒤 209일 만인 2015년 5월 16일 왜목항으로 원점 귀환했다. 아라파니호의 세계일주 대장정은 육지 기준으로 4만1900㎞. 해양박물관과 아미르공원 초입 구간 사이에 또 다른 세계일주 요트가 서 있다. ‘선구자Ⅱ호’다. 여기에도 ‘최초’의 기록이 보인다. 재미동포 강동석 씨가 한국인 최초로 선구자Ⅱ호를 타고 단독으로 세계일주 했다. 강 씨는 1994년 1월 14일 미국 로스엔젤레스(LA)를 출발해 3년5개월 만인 1997년 6월 8일 부산항으로 들어왔다. 선구자Ⅱ호는 애초 수영만요트경기장에 전시됐다가 2012년 1월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아미르공원에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국립부산해사고 앞을 잇달아 지나간다. 동삼동패총전시관을 거쳐 한국해양대로 가는 길이다.

한국해양대가 자리 잡은 곳은 지금은 육지와 연결된 조도(朝島) 또는 아치섬이다. 아치섬에도 패총 유적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973년 지금의 한국해양대 대학본부 건물에 있던 조도패총 유적을 발굴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삼한시대(전기)의 인골이 확인됐다. 아치섬 인골의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전반 정도로, 키는 164.6㎝로 파악됐다. 삼한시대 유적에서 인골이 출토되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이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한국해양대 해사대학 앞에는 ‘조도패총 유적지’ 기념석이 있다. 조도패총 조사 때 일본 규슈지역 유물도 확인되는 등 아주 오랜 옛날부터 아치섬이 일본과의 교류 중심지였다는 점에서 ‘바다를 통해 세계로 웅비할 꿈과 도전을 위해’ 졸업생들이 기념석을 세웠다고 한다.

■ 밀수 소굴로 악명 높았던 곳

   
국립해양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강동석 씨의 세계일주 요트 ‘선구자 Ⅱ호’.
아치섬에는 1970년대 초반까지 자연마을이 있었다. 국제 교류에서 유구한 역사를 지녔기 때문일까. 아치섬은 1950년대 중반 이후 한적한 섬마을 어촌에서 밀수 소굴로 뒤바뀌었다. 아치섬은 당시 대한민국 최대 밀수 근거지로 악명이 높았다고 한다. 남포동 등 시내 중심지와 가까웠고 배로 밀수품을 내려놓거나 싣는 데에도 좋은 입지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더욱이 묘박지(배가 닻을 내리고 머무는 곳)가 아치섬 근처에 있고 당시에는 인적도 드물었다. 이렇다 보니 아치섬 주민들도 생업이던 고기잡이는 제쳐놓고 대부분 밀수에 가담했다. 고기잡이 소형 어선은 밀수품 운반선으로 둔갑했고, 어구 창고는 밀수품으로 채워졌다. 결국 당국이 팔을 걷어붙였다. 아치섬에 세관 초소를 두는 등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바다목장과 양식장을 조성하는 등 어민의 소득 증대를 위해 힘썼다. 1974년 한국해양대가 아치섬으로 이전했고, 주민은 집단 이주하면서 아치섬 마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어느새 한국해양대 예섬관 앞 아치해변이다. 이곳과 맞은편 누리관 근처에는 지난 4월 해안산책로인 아치둘레길 두 구간이 조성됐다. 총 656m에 이른다. 끊긴 산책로를 잇고 해안절벽에 덱길을 만들었다. 부산에서 배를 타지 않고 부산항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아치해변 쪽에서 건너편 아치둘레길로 가려면 예섬관을 지나 입지관 주차장 옹벽에 난 계단을 타고 무인비행장치 시범공역지로 올라가면 된다. 이어 해상교통관제센터 연결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E2 건물(누리관) 오른쪽 차량 진입 차단봉이 있는 곳으로 직진하면 된다. 누리관 쪽 아치둘레길에서는 부산항대교, 신선대부두, 오륙도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공동기획:부산시·국제신문·(사)걷고싶은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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