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석 사하구청장도 함께 애도
부산 사하구 구평동 야산 산사태로 희생된 일가족 3명이 7일 세상과 영원히 이별했다.
이날 새벽 구평동 한 장례식장에서 산사태로 주택이 붕괴돼 숨진 권모(75) 씨와 성모(여·70) 씨 부부, 아들 권모(45) 씨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이들은 형체도 없이 사라진 삶의 터전과 마지막으로 인사했다.
산사태에 휩쓸린 집은 권 씨 부부와 자녀 3명이 어릴 적부터 살았던 보금자리였다. 아들 2명은 출가했고, 부부와 막내아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
권 씨 부부와 또 다른 희생자인 식당 주인 배모(여·68) 씨는 인근 구평제일교회에 다니는 교인이었다. 이 교회 한형식 이사장은 권 씨 부부를 선하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아내 성 씨는 최근 허리 수술을 받고도 사고 바로 전날인 지난 2일 수요예배에 참석했다.
사고 당일은 개천절 공휴일인데도 인근 공장의 요청으로 혼자 식당 문을 열었다가 변을 당한 배 씨도 10년 넘게 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다. 배 씨의 발인식은 앞서 지난 5일 진행됐다.
한 이사장은 “오랜 시간 고인들을 봐왔는데 정말 정이 넘치는 분들이었다. 유족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그분들 기억이 떠올라 힘들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변은 슬픔으로 가득했다. 이곳 주민 장모(74) 씨는 “오래전부터 열악하지만, 따뜻한 고향 집이었을 텐데 쑥대밭이 된 보금자리를 두고 떠나는 걸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발인식에는 평소 인정 많기로 소문난 희생자 일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교인과 동네 주민 등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김태석 사하구청장과 지역 의원들도 희생자를 애도했다.
유족은 발인식이 끝나고 시신이 차량으로 운구되자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희생자를 태운 검은색 운구차는 사고 현장 입구에 잠시 들러 노제를 지낸 뒤 장지인 부산영락공원으로 향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