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만3000㎥ 토사 반출 예정
- 점착성 없는 가벼운 가루 성분
- 이물질 제거해도 안전 보장 못해
- 토사 제거 작업도 방진관리 허술
- 오 시장, 석탄재 매립 공식 확인
부산 사하구 구평동 야산 붕괴 사고(국제신문 지난 3일 자 1·3면 등 보도)를 초래한 석탄재 섞인 토사가 공사장 성토·복토 작업에 재활용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인다. 또 폐기물 처리 작업자들이 석탄재와 흙먼지에 그대로 노출돼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사하구는 구평동 사고 현장에서 반출한 토사는 전문업체의 처리 과정을 거친 뒤 각종 공사장 성토·복토 작업에 투입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11일 오전까지 현장에서 처리된 토사는 7105㎥다. 이곳에서 반출해야 할 전체 토사량은 2만300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트럭에 실려 옮겨진 토사는 건설폐기물로 분류된다. 또 전문업체가 이를 파쇄해 망에 거르고 이물질을 제거한다. 이후 공사장의 성토·복토 작업에 쓰이는 골재로 다시 사용된다.
그러나 이 토사에는 석탄재가 대거 포함됐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석탄재(플라이 애시)는 가벼운 가루 성분으로, 점착성이 없는 게 특징이다. 이번 붕괴 사고 역시 점착성이 없는 석탄재가 폭우에 대거 쓸려 내리면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비록 처리 과정을 거친다고 해도 완벽하게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석탄재를 매립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이에 대해 전문업체 관계자는 “애초 논란의 소지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석탄재가 오랜 시간 토사와 혼합돼 발효됐다고 판단했다. 다른 건설폐기물과 같은 공정으로 처리 중”이라고 말했다.
토사를 걷어내는 작업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연일 시커먼 석탄재와 희뿌연 흙먼지가 날리는데도, 국제신문 취재팀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작업자 상당수가 “불편하고 답답하다”는 이유로 방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일일이 수작업으로 토사를 처리했다. 나정현 사하구 보건소장은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마스크 6000개가량을 확보했다. (하지만 활용도가 떨어져) 작업자나 주민에게 꼭 마스크를 쓰고 작업해야 한다고 당부한다”고 했다.
동아대 홍영습 환경보건센터장은 “현장에서 먼지 수치를 모니터링해 상황에 맞게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고 현장에 인위적으로 석탄재가 묻혔다는 사실을 부산시가 처음 확인했다. 오거돈 시장은 지난 11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사고 현장에 40년 전 석탄재가 매립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시는 사고가 난 야산이 산사태 위험지역이나 재해 위험 관리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문제점도 인정했다. 오 시장은 “위험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부산의 위험지역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