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구에 필요한 예산 총 125억
- 현재 시 특별교부금 등 14억뿐
- 인근 주민·공장 피해 보상 막막
부산 사하구 구평동 야산 붕괴사고(국제신문 지난 4일 자 1·3면 등 보도) 현장이 정부의 특별재난지역에서 제외돼 태풍 피해를 복구·보상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행정안전부는 강원 삼척시를 비롯해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피해를 본 전국 11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3일 석탄재가 토사와 함께 무너져 4명이 숨진 구평동은 특별재난지역에서 빠졌다.
이 때문에 당장 구평동 피해 현장에 투입할 예산이 부족해졌다. 사하구는 응급·항구 복구에 125억 원가량이 들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현재 확보된 예산은 부산시 특별교부금 8억 원과 사하구 재난기금 6억 원 등 14억 원뿐이다. 이 예산으로는 항구 복구는커녕 30억 원이 필요한 응급 복구도 하지 못할 지경이다.
배수로 도로 등 공공시설물 복구 비용과 유족에게 지급할 위로금·장례비도 아직 책정되지 않았다. 토사가 덮쳐 가동을 중단한 공장 등 기업 역시 정부와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받은 200만 원가량 재해구호금이 보상금의 전부다.
사고 직후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현장을 찾아 지원을 약속했지만, 구평동이 특별재난지역에서 제외되면서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한 공장 관계자는 “정부가 신경 써주는 척만 하다가 결국 별다른 지원을 안 해준다고 하니 답답하다”며 “사고 이후 매일 공장에 나와서 흙만 닦아내고 있다. 언제 정상화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20일 현재 구평동 사고 현장에서는 응급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공무원과 군 장병 등이 투입돼 비탈면으로 흘러내린 토사를 퍼내고, 공장 내 파손된 시설을 복구한다. 시와 대한토목학회 부울경지부는 시비 3억 원을 들여 복구 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다. 사하구 관계자는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피해 복구를 지원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무산됐다. 다른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구평동은 사하구와 정부가 각각 산정한 피해 규모가 크게 차이 나 특별재난지역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하구는 토사 처리와 파손된 배수로 복구에 드는 비용을 포함해 공공시설물 피해액을 42억 원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행안부는 현장 실사를 통해 5억 원가량만 책정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려면 공공시설물 피해액이 구 단위는 36억 원, 동 단위는 9억 원을 넘어야 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피해 복구비 중 지방비로 부담하는 금액의 최대 80%를 국고에서 지원한다. 또 주택과 농·어업시설 등 생계 수단을 잃은 주민에게는 재난지원금이 제공되고, 전기요금·건강보험료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