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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분점 낸 적 없어요” 해운대암소갈비집이 소송 낸 까닭

60년 이어진 부산 대표 맛집

  • 국제신문
  • 김영록 기자
  •  |  입력 : 2020-02-18 22:22:06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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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같은 상호 업소 등장
- 음식·서비스·간판 글꼴까지 비슷
- 손님들 분점으로 오해해 골머리
- ‘원조’ 소송 냈지만 1심 패소
- 2심 대형 로펌 선임해 준비

부산 출신으로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동영(32) 씨는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해운대암소갈비집’을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고향에 있을 때 자주 가던 유명 식당이 서울에 분점을 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식당은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해운대암소갈비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이 씨는 “이 식당은 상호는 물론이고 어두운 바탕에 흰색으로 글씨를 쓴 간판 모양까지 비슷했다. 메뉴 구성도 유사했는데, 전혀 연관이 없는 식당이라고 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암소갈비집’(왼쪽 사진)과 서울 용산구 ‘해운대암소갈비집’. 간판 바탕색과 글자색, 서체 등이 비슷하다.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 제공, 인터넷 캡처
최근 부산 해운대구의 유명 음식점인 ‘㈜해운대암소갈비집’의 대표가 서울에서 같은 상호에 비슷한 간판을 내걸고 영업 중인 ‘해운대암소갈비집’을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 소송 1심에서 패소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1964년 개업한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은 독특한 조리법으로 지역 관광명소가 됐다. 가운데가 볼록하게 튀어나온 철판 위에 갈비를 굽고 둥글게 파인 철판 가장자리에 갈비 양념을 부어 감자 사리를 끓여내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2018년 매출액은 약 119억 원에 달한다.

서울 용산구의 해운대암소갈비집도 지난 3월부터 이와 비슷한 형태의 불판으로 유사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 측은 ‘서울에 분점을 냈냐’고 묻는 손님이 하나둘 생기자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서울중앙지법에 소를 제기했다. 해운대암소갈비 윤성원 대표는 “서울에 있는 이 식당을 우리가 낸 지점으로 알고 방문했다가 음식 맛이 다르다면서 우리 식당에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며 “이런 불편과 오해를 해소하고자 제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윤 대표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해운대암소갈비는 지리적 명칭인 해운대와 상품의 성질을 표시하는 암소갈비로만 이뤄져 상표로서 식별력이 미약하다”면서 “원형 불판도 다른 육류 구이 전문점에서 쉽게 발견되는 기구”라는 취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또 “검은색 간판에 흰색 한글 서예체로 표현된 간판도 다른 음식점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고 재판부는 부연했다.

이에 윤 대표는 1심 판결 직후 국내 대형 로펌 중 하나인 ‘광장’을 선임하면서 항소했다. 서울 해운대암소갈비 측은 1심에서 대형 로펌 중 하나인 ‘율촌’을 법률대리인으로 내세웠다. 윤 대표는 “60년 가까이 운영한 부산 향토업체가 1년밖에 안 된 다른 지역 업체에 이름을 빼앗긴 것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며 “항소심에서 꼭 승소하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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