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검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부산 동구 초량지하차도 사망 사고와 관련해 20일 부산시청을 압수수색했다.
20일 오전 9시30분부터 부산지검 수사관 20여 명이 시청 재난대응과 자연재난대응팀에 들이닥쳐 오후 늦게까지 자료를 확보했다. 지난 7월 23일 밤 10시18분 부산 중앙대로와 충장대로를 잇는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가 침수돼 3명이 숨진 사고가 일어난 것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검찰이 사고 당시 시의 재난 관련 상황 회의 개최 여부와 관련한 공문서 위조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관련 회의가 열리지 않았지만 개최한 것으로 위조한 배경에는 해당 공무원 윗선에서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말도 시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들은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확인하고 일부 자료는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동원해 삭제된 자료를 복원해 이동식저장장치(USB)에 자료를 담아갔다. 검찰 수사관들은 시 직원 개인 아이디로 행정포털 등에 접속하며 관련 자료를 확보했으며, 직원의 개인 사물함에 든 자료까지 일일이 확인했다. 경찰은 초량 제1지하차도 사고를 수사하며 시와 부산 동구의 재난 담당 공무원이 보인 대처가 부적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들은 시 3층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에서 관련 인사들을 1명씩 불러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오 전 시장의 성추행 관련 직원의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한편 관계 부서의 퇴직한 직원의 인적사항까지 파악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인사과와 정보화담당관실, 신진구 시 대외협력보좌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신 보좌관은 “검찰이 휴대전화를 압수했으며, 사무실과 개인 승용차를 압수수색했지만 컴퓨터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데다 결재권도 없어 증거가 될 만한 서류가 별로 없었다”며 “지난 8월께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는데 별다른 자료가 확보되지 않자 압수수색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수사관들은 통신실도 압수수색해 사건이 벌어진 시점을 전후해 송·수신된 전화 통화 내역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성추행 사실을 자술한 뒤 사퇴했다.
시 안팎에서는 지난 4월 오 전 시장 성추행 사건, 지난 7월 초량지하차도 사건이 발생한 지 수 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압수수색을 벌이는 것에 대해 김해신공항 폐기와 가덕신공항 추진,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검찰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보여주기식’으로 압수수색을 벌인 것 아니냐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부산지검 관계자는 “압수수색과 관련한 사실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유정환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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