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이 휩쓴 2019년 10월 3일 오전 부산 사하구 구평동 한 야산에서 굉음과 함께 엄청난 양의 토사가 산 중턱의 주택과 식당 가건물을 덮쳤다. 이 사고로 주택에 있던 권모(75) 씨 일가족 3명과 식당 주인 배모(67) 씨 등 4명이 매몰돼 숨졌고, 일대 공장 7곳이 피해를 입었다. 국방부가 산림지역을 연병장으로 활용하고자 석탄재를 쌓아 만든 비탈면이 무너진 것이다. 이후 인재로 판명이 났지만 이 사고를 계기로 부산시는 자연재해 우려지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를 느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구·군별로 분포하는 자연재해 우려지역을 관리하고 각종 재해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자연재해 우려지역 관리대장’을 제작했다고 6일 밝혔다.

16개 구·군 전수조사를 통해 자연재해 우려지역 344곳을 확인한 뒤 관리카드별로 재해우려지 종류, 위치도, 현장사진 등 상세정보를 수록했다. 시는 이 자료를 향후 재난 예방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시는 태풍 호우 등 내습 우려 시 205개 읍·면·동 행정지원 지역담당관과 구·군의 재해 우려지역 현장점검에도 이 자료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시는 이와 함께 다음 달 중순까지 진행되는 여름철 사전대비 기간에 구·군별 전수 점검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 재난 발생상황을 계속해서 기록하고, 매년 재해 우려 지역에 대한 현황조사를 수행해 수정·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돌발 재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유사시 주민대피에 활용할 수 있는 재해정보지도를 제작해 시민에게 배포하는 등 소중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