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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 문화 없애 성폭력·차별 예방해야”

석영미 부산여성단체聯 대표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2-11-27 20:08:08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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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여성가족개발원 통폐합 반대
- 성평등 연구·정책 제안 약화 우려
- 세대간 연결 방안도 고민거리

“겉보기에 그럴듯해 보이는 센터나 상담소 를 만든다고 해서 성폭력이나 성차별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사후 대책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사건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가 여성가족개발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여주연 기자
젠더 이슈가 생길 때마다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있다. 바로 부산여성단체연합(이하 부산여연). 1990년 부산여성사회교육원, 부산여성회, 부산여성의전화 등 지역 여성단체가 모여 출발했다. 성차별 철폐를 목표로 ▷여성 정책 의제 생산 ▷성평등 정책 모니터링 ▷성폭력 현안 대응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2년 전부터 부산여연을 이끌고 있는 석영미(53) 대표는 27일 “부산여연은 여성 인권 증진과 성폭력 대응은 물론 여성 정책 제언, 노동 현장에서의 차별 철폐, 여성 시민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석 대표는 시의 성평등 정책과 관련해 “사후 대책만큼 중요한 것이 가부장적 문화를 근본적으로 없애 성폭력이나 성차별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라며 “전문 양성평등정책관, 여성특보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여연은 최근 시가 발표한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하 여가원) 통폐합 방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는 지난 8월 민선 8기 주요 공약으로 공공기관 혁신 방향을 발표하고 시 산하 공공기관 25개를 20개로 통폐합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가원은 5개 통폐합 대상 기관 중 하나다. 시는 여가원과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을 통합해 기능을 강화하면서 장기·거시적인 정책연구 기능은 부산연구원으로 합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부산여연은 여성·가족과 평생교육이 섞이면 기관의 정체성이 모호해져 전문성 확보가 불가하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여가원의 고유 기능인 여성 정책 연구기능이 부산연구원으로 넘어가는 것 역시 반대한다.

석 대표는 “지방 행정 조직에서부터 성평등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는 구조가 필요한데 부산시의 체계는 너무 약하다”며 “현황을 조사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기능을 가진 곳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가원은 ‘최소한’의 기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가원은 부산연구원 산하에 있었는데 독립 필요성이 인정돼 탄생한 곳이다. 성평등 연구와 정책 제안을 주 업무로 하는 기관으로 존재할 때와 전반적인 연구 기관의 한 부서로 있을 때 엄연히 다른 결과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과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부산여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그는 “모든 시민운동 단체가 비슷한 고민을 하겠지만 세대 간 연결 방안이 필요하다. 꼭 조직이나 단체 형태로 여성 운동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형태를 취해야 여성 운동이 강화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밝혔다.

석 대표는 신라대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부산대 대학원 교육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2004년부터 여성 운동을 시작했으며 2010년부터는 부산여성사회교육원 소속으로 활동했다. 2020년 부산여연 대표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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