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죄 선고 재고돼야” 논문 명시
- 2심 재판부에 영향 여부 주목
호흡기로 들이마신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폐는 물론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국립환경과학원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관련 논문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법원 판단은 재고돼야 한다”고 적시해 “가습기살균제와 폐 질환 간에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가습기 살균제 소송 1심 재판부의 판결을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경북대·안전성평가연구소 연구진과 공동으로 지난해 4월부터 진행한 ‘가습기살균제 성분 체내 거동 평가 연구’ 결과를 8일 공개했다.
연구진은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메틸이소치아졸리논(CMIT/MIT)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합성해 쥐의 코와 기도 등에 노출한 뒤 추적했다.
불과 5분이 지나자 폐와 간, 심장 등에서 CMIT/MIT가 확인됐다. CMIT/MIT 상당량은 노출 48시간 후 체외로 배출됐으나, 일주일(168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폐에서 잔여량이 확인됐고 간·신장·심장 등 다른 장기에서도 낮은 농도로 검출됐다.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가습기살균제 인체 노출은 오래 반복적으로 이뤄지는데 이러한 누적 노출을 고려하면 실제 (사람의)폐에 도달한 CMIT/MIT는 이번 실험 때 (비강 노출로) 측정된 양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연구진은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국제환경’에 게재한 논문에서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판단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관계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가 폐 질환이나 천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가습기살균제 관련 소송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지난 9월 27일 제31차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에서 피해등급이 정해진 사람까지 총 441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