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적한 집주인 추가 대출 확인
- 상가 담보로 25억 원 넘게 빌려
- 후순위 임차인 보증금 떼일 위기
- 오피스텔 세입자 40여명은 소송
부산 서면 한 오피스텔에서 대규모 전세사기 의심 사건이 발생(국제신문 지난 9일 자 1면 보도)한 가운데 집주인 A 씨가 대표로 있는 법인 소유 상가가 이미 자산유동화 수순을 밟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사기 의혹이 불거진 오피스텔 64호실은 A 씨 개인 소유였으나, 이와 별개로 A 씨 법인 앞으로도 수십억 원의 채권이 묶여있는 것이다.
취재 결과 해당 상가는 이미 자산유동화 절차에 돌입했다. 근저당권 권리자인 C금융기관은 상가에 묶인 부실채권 매각을 결정해 다음 달 초 입찰에 부친다. 자산유동화업체 4곳이 입찰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선정된 곳이 경매 등을 진행한다면 소유권 이전까지 1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B법인의 4개 상가 중 2개를 임대해 사업을 시작한 최모(44) 씨는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떨어진 날벼락에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 최 씨는 지난해 8월 말 상가를 계약해 9월 1일부터 프로틴 카페 운영을 시작했다. 보디빌더 국가대표 출신인 최 씨가 은퇴 후 야심차게 차린 가게다. 최 씨는 “처음엔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220만 원을 제시했는데, 조율 끝에 보증금을 5000만 원으로 깎아줘 기분 좋게 시작했다. 소유주가 법인이라 문제가 생길 거라곤 의심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여느 날과 다름 없이 영업하던 이달 초 낯선 사람들이 가게로 계속해서 찾아왔다. 최 씨는 “채권단이 찾아와 상가에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대출 상환도 안 되고 연락도 안 돼 채권 매각을 한다”고 했다. 이어 “상가가 매각되면 후순위인 임차인에겐 돌아올 돈이 없다고 했다. 대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최우선변제권을 쓰면 일부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곳 상가는 1300만 원까지 보장받는데,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고 해 지난 3일 부랴부랴 세무서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일에도 월세를 냈는데 채권단에서 다음 달부터 내지 않는 방식으로 손실을 최대한 줄여가라고 조언했다”며 “상가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1년이라도 버틸 수 있다면 보증금 손해라도 줄일 수 있다. 인테리어와 집기 구입에는 1억3000만 원 가량 들어갔는데 모두 날리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 씨의 가게엔 채권단 외에 자산유동화 회사 여러 곳도 다녀갔다. 해당 업체의 한 관계자는 “C금융기관이 매각하기 위해 내놓은 담보부채권에 대해 투자사가 매입할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채권 회수를 위해서 부동산 가치 검증을 하는 것”이라며 “매각에 나온 채권 규모는 25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4월부터 잇따라 만기가 도래하는 오피스텔 세입자 40여 명은 소송을 진행할 법무법인 선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이슈] 배재고 지역 비하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