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사시 구릉 삼림공원
- 도쿄돔 65개 규모로 일본 최대
- 연 100만 명 찾는 ‘도심 속 허파’
- 4년 단위 예산 계획…年 60억 원
# 도쿄임해광역방재공원
- 고베 대지진 계기로 조성 착수
- 비상시 대책본부·병원 들어서
- 방재 훈련 열리고 체험관 운영
정부가 본격 추진 중인 ‘국가도시공원’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소규모 공원보다 예산이 많고 면적도 넓어 생태적 가치를 풍부하게 채울 수 있다. 녹지자원 보존은 물론 한층 쾌적한 여가 공간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영공원’ 개념을 50여 년 전 도입해 전국 17곳을 운영 중인 일본의 현장을 다녀왔다.
 |
| 지난 23일 일본 사이타마 현의 ‘무사시 구릉 삼림공원’. 일본 1호 국영공원인 이곳은 도쿄에서 약 1시간 거리로 인근 광역도시를 아우르는 ‘녹색 거점’ 역할을 한다. 너른 들판 가운데 맨드라미 꽃이 피어있다. 안세희 기자 |
■전국 1호 ‘무사시 구릉 삼림공원’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무사시 구릉 삼림공원(삼림공원)’은 일본 ‘제1호 국영공원’이다. 일본 정부가 1968년 메이지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국영삼림공원 설치를 결정했고, 준비 기간을 거쳐 1974년 개원했다. 국영공원 중에서도 조성과 관리 예산 전액을 부담하는 ‘로호 국영공원’으로 분류(지방에서 일부 분담하는 ‘이호 국영공원’과 구분)되고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다.
 |
| 지난 22일 일본 도쿄도 아리아케 ‘도쿄임해광역방재공원’을 방문한 어린이집 아이들과 교사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 뒤로 보이는 건물은 비상시 환자 치료를 위한 아리아케 병원으로 평시에는 암 전문 병원으로 이용된다. 안세희 기자 |
삼림공원에서 먼저 눈에 띈 것은 무엇보다 광활한 면적이었다. 공원 출입구마다 버스 정류장이 있을 정도인데, 총면적 304만㎡의 광대한 구릉지는 도쿄돔 65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도시공원 면적 조건(300만㎡ 이상)과도 비슷한 규모다. 공원관리재단 소속 세키하라 미즈호 씨가 “단일 공원으로는 일본에서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공원인 만큼 방문객은 인근 여러 도시를 아우른다. 공원은 도쿄 시내에서 70㎞가량 떨어져 차량으로 1시간~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사이타마 현 주민을 비롯해 도쿄와 인근 도시인 군마현 치바현 등에서 찾는데 매년 적게는 80만 명에서 100만 명까지 꾸준하다. 주말과 휴일이면 도시 사람들의 휴식처로 활용되는 것이다. 잡목림 지형을 살린 모험 코스를 비롯해 아동을 위한 공간, 식물원, 반려동물 공간, 자전거 전용도로 등 편의 시설도 함께 갖췄다.
식물 관리는 기본적으로 기존 수목을 보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세키하라 씨는 “자연을 그대로 남기고, 공원의 특징인 넓은 면적을 살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쪽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 지역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자연과 어울려 살아왔다. 그 뜻을 계승하자는 의미도 있다. 기존 자연의 모습에서 꽃밭이나 허브 정원 정비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다양한 기획을 통해 공원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주변 개발 또한 법적으로 제한하진 않았지만, 도로 개설과 같이 대규모 공사가 있을 경우에는 공원이 개입하도록 되어 있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예산 계획과 집행은 4년 단위로 세운다. 삼림공원의 최근 4년 예산은 27억 엔(한화 약 242억 원)으로 대부분 식물 관리와 인건비로 집행되고 있다. 공원 내 민간 위탁 사업자 교체도 4년 주기로 이뤄진다. 세키하라 씨는 “일관된 계획 수립과 집행을 위해 4년 단위로 움직이는데 더욱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며 “삼림공원이 인근 광역도시를 아우르는 거점 공원으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규모 있는 공원 탐사를 위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답사 오는 이들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방재 거점 ‘도쿄임해광역방재공원’ |
| 재해 상황을 가정한 체험시설에 방문한 일본 학생들. 안세희 기자
|
도쿄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고토구 오다이바 인근 아리아케 지역에는 약 13만2000㎡ 규모의 ‘도쿄임해광역방재공원(방재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전철 역 앞이라 접근성 또한 뛰어난 이곳은 2008년 6월 준공됐고, 방재라는 명확한 주제를 갖고 국영공원으로 문을 열었다.
공원 건립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1995년 1월 발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고베 대지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 이후 첫 대도시 직하형 지진은 도시 전역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고, 정보망 단절과 행정기능 마비 상황까지 이어졌지만 대응할 거점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2001년 6월 일본 정부는 도시재생프로젝트를 통해 광역방재거점을 정비하기로 결정했고, 이곳 아리아케에 방재 거점 마련이 추진됐다. 공원 안에 있는 아리아케 암 전문 병원은 비상시 환자를 우선 돌보는 조건으로 운영 중이다.
국토교통성 소속의 방재공원 홍보 담당인 히토시 미즈타 씨는 “전국적으로 방재 집약적 시설을 갖춘 곳은 방재공원이 처음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년 이내 70% 이상의 확률로 수도직하형 지진이 일어날 것이란 예측이 있다.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공원 내 설치된 본부가 광역방재거점이 되고 즉시 현지대책본부가 꾸려진다. 공원은 구조활동 거점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비상시를 대비해 수목이 적은 너른 평지 상태를 유지 중인 공원에서는 각종 방재훈련이 일상적으로 이뤄진다. 아울러 본부동에 설치된 학습시설에는 학생과 시민 등의 견학이 잇따른다. 공원 측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기준 입장객은 약 29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히토시 씨는 “넓은 공간이 확보돼 평시 방재훈련 외에도 시민의 다양한 활동이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인근 관광을 왔다가 들를 정도로 공원과 체험관은 시민에게 친숙한 시설이다. 친구들과 함께 시즈오카 현에서 왔다는 공대생 이케가미 유우키(21) 씨는 “오다이바에 놀러왔다가 방재공원이 있다는 것을 알고 들렀다. 지진 발생시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로봇을 개발 중인데, 이날 학습한 내용이 도움이 됐다”고 방문 소감을 전했다.
일본 도쿄=안세희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