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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민주화 운동 원로, 배다지 전 국제신문 기자 별세

민족광장 상임의장… 향년 9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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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민주화 운동의 원로이자 상징적 존재인 겨레의길민족광장(민족광장) 배다지(사진) 상임의장이 지난 13일 향년 9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겨레의길민족광장 고(故) 배다지 상임의장. 사진은 2018년 1월 부산 동구 미군 전용 8부두 앞에서 시민안전 위협하는 생화학무기 실험실 폐쇄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배 의장의 모습. 국제신문 DB

배 의장은 1934년 3월 부산 기장에서 태어나 1948년 동래중학교 재학 중 남한 단독 정부 수립에 반대하며 동맹휴학 운동을 이끌었다. 부산대에 진학한 뒤 1955년 민족문화협회에 참가했고, 3년 뒤인 1958년에는 국제신문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고인은 1960년 민주민족청년동맹(동맹) 경남도맹 간사장을 역임했고, 이듬해에는 민족자주통일중항협의회(협의회) 결성에 동참했다. 1961년 5·16군사쿠데타로 동맹과 협의회가 강제 해산된 후에는 경찰 지명수배를 받아 1년가량 도피생활을 했고, 1964년에서야 옛 마산일보(현 경남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재개했다.

배 의장은 1968년 당시 경남매일신문(현 경남신문) 기자 재직 당시 통일혁명당 핵심 인물로 당국이 지목한 회사 간부와 회합 통신했다는 이유로 반국가단체 가담 혐의를 받아 이듬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해 이 사건을 비롯한 16건의 부산 경남지역 인권 침해 사건의 조사 개시를 결정(국제신문 지난해 9월 19일 2면 보도)하기도 했다.

고인은 1995년 부산땅 하야리아 되찾기 시민대책위 상임대표를 받아 미군부대 기지 반환 운동을 전개했다. 2010년 6월 민족광장 상임의장으로 취임, 같은 해부터 지난해까지 김대중부산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았다. 빈소가 마련된 아시아드장례식장 3층 VIP실에서 14일 오후 추모식이 열렸고, 15일 오전 9시30분께 부산민주공원에서 영결식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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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와 자주통일의 선구자

청간(靑幹) 배다지(裵多枝) 의장님 영전에 바칩니다.


봄 햇살이 눈부시고 꽃들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별안간 큰 고목 한 그루가 소리없이 쓰러지셨습니다.

이 헛헛한 마음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올 6월 배 의장님 구순잔치에 축시라도 지어 올리려 했는데 축시가 조시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직은 짱짱하고 의로운 칼날 유용하 온 데 이리 말없이 가시다니 눈물의 곡절 소리도 없이 흘러만 내립니다.


오늘 이 화창한 봄날 아침 민주공원 너를 뜰에 모여 배 의장님 마지막 가시는 길, 슬픔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여기 모이신 모든 분들의 심정이 그러할 것입니다. 


배다지 의장님은 구십 성상을 이 땅에 살아오시면서 이 민족의 근현대사의 모진 질곡의 강을 맨몸으로 건너오신 분이셨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해맑은 지성과 예리한 분석능력을 갖추셨습니다. 남들이 놓치거나 보지 못하는 것을 꿰뚫어보는 탁월한 안목을 지니셨습니다.


운동권이란 말이 조롱의 언어로 취급받는 시절 당신은 최연소 운동권이였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동맹휴학에 참여했고 동래중학교 1학년 때는 남한단정수립반대 투쟁을 벌여 감옥에 갇히고 고문을 당하셨습니다.


배 의장님의 삶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이 민족의 민주화와 자주통일을 온몸에 칭칭 동여매고 한평생을 사신 분이셨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그것을 언제나 자랑과 긍지로 여기셨습니다.


배 의장님은 자주에 기초하지 않은 진보담론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자주하셨습니다. 한 사람이 변절하지 않고 일평생 올곧게 한 길을 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길인지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진정한 삶의 모범과 자취를 남기셨습니다. 젊은이들에게도 하대하는 법이 없으셨고 언제나 진중하게 대해주셨습니다.


배 의장님은 자주에 기초한 진정한 민주주의 건설이야말로 진정한 통일이며, 우리 사회 모든 영역의 싸움에서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미국에 아부하고 저자세로 굽실거리는 한미동맹에 대해서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시고 준엄하게 비판하셨습니다.


배 의장님께서 하야리아 미군부대를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려놓으신 업적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배 의장님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하루빨리 휴전협정을 종식하고 평화협정을 간절히 원하셨습니다. 그것을 보지 못하고 가시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배다지 의장님은 강철같이 강하고 질경이처럼 질기신 분이셨습니다. 치열성 곧은 아웃사이더로 편향성을 지적하시던 그 모습이 생생하게 눈에 밟힙니다. 그 수많은 논고와 휴머니즘을 주창하셨던 그 모습 지금도 아련합니다. 꼿꼿한 정신으로 질기고 질긴 여정에 꽃을 피우신 당신을 한없이 존경합니다. 이제 민중의 시대를 꼬집었던 그 어록을 다시 볼 수 없으나 우리 가슴에 새겨 영원히 기리겠습니다.


배다지 의장님께서 일평생 추구하셨던 이 민족의 자주와 자유와 통일은 이제 남아 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어려운 숙제를 풀듯이 배다지 의장님이 가셨던 길을 열심히 따라가겠습니다. 배 의장님보다 먼저 가신 아드님과 사모님을 뒤따라 이제 천국으로 가셔서 편안히 잠드시기 바랍니다. 배다지 의장님, 안녕히 가십시오. 진심으로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했습니다.


천국에 다시 뵙겠습니다.

2024년 4월 15일 

불초 박철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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