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르포] 장애인 이동권 개선 1년 노력…휠체어 쏠림 등 갈 길 멀어

부산 남구 보행환경 체험

  • 박수빈 기자 sue922@kookje.co.kr
  •  |   입력 : 2024-04-21 19:28:00
  •  |   본지 1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구, 본지 지적에 2억 넘게 투입
- 복지관 일대 보도정비 사업 진행
- 단차 없애고 점자블록 바꿨지만
- 아직 요철 있고 노란블록도 끊겨
- 구청장 “미흡한 부분 더 고칠 것”

“1년 전 국제신문 보도를 계기로 직접 휠체어를 타고 남구장애인복지관 일대를 돌아봤는데 장애인 보행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절감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남구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머네요.”
오은택(앞줄 왼쪽 두 번째) 부산 남구청장과 국제신문 사회부 박수빈(〃 세 번째) 기자가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남구 대연동 남구장애인복지관 일대에서 각각 휠체어를 타고, 저시력장애 체험 고글을 착용한 뒤 장애인 보행환경 체험을 하고 있다. 남구 제공
지난 19일 부산 남구 대연동 남구장애인복지관이 주최한 ‘명사 초청 보행환경 체험’ 행사에서 오은택 남구청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오 구청장과 국제신문 취재진은 직접 수동 휠체어를 타고 300m가량을 이동하며 장애인 보행 환경을 다시 점검했다. 이후 30분은 저시력장애 체험 고글을 착용하고 걸으며 문제점을 살폈다.

국제신문은 지난해 장애인의날을 맞아 휠체어를 탄 채 복지관 일대를 돌아다니며 장애인 보행환경의 열악한 실태를 확인(국제신문 지난해 4월 20일 2면 보도)했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이곳은 눈에 띄게 바뀌어 있었다. 깨지고 튀어나온 보도블록으로 가득했던 보도는 평탄하게 바뀌었다. 복지관 이용자의 주요 생활권에는 가게 정문마다 경사로도 설치됐다. 노란색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이 마련된 곳도 생겼다.

남구는 지난해 본지 보도에 따른 후속 조치로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총사업비 2억5000만 원을 들여 남구복지관 일대의 보도정비 사업을 진행했다. 다음 달부터는 유엔로 208 일원에도 총사업비 2억 원을 투자해 단차를 없애고, 무채색인 점자블록을 노란색으로 바꾸는 등 장애인 보행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1년 만에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직접 휠체어를 타보니 아직 현장에는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특히 보도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아 휠체어는 자꾸만 도로 쪽으로 미끄러졌다. 보도의 중앙으로 올라가기 위해 최대한 바퀴를 밀었지만 경사를 거스르며 앞으로 이동하기에는 힘이 턱없이 부족했다. 경사 때문에 출발 3분도 되지 않아 전완근에 통증이 시작됐다. 나아가지 못한 채 버티고 서 있는데 점차 힘이 빠져왔다. 이대로 힘을 빼면 휠체어가 보도를 벗어나 도로로 미끄러질 것만 같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취재진이 사색이 되자 뒤에서 도움을 주던 사회복지사가 휠체어를 밀어줘 간신히 보도 한가운데로 올라갈 수 있었다.

도로 위 요철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 육안으로는 매끈해 보이는 보도라도 실제로 휠체어를 타고 가니 조그마한 홈에도 휠체어가 크게 요동쳤다. 하수구 구멍에 바퀴 앞쪽이 걸려 갑자기 휠체어가 멈출 때는 순식간에 온 몸이 앞으로 쏠렸다. 작은 턱에 부딪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요철을 내리막길에서 만나면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것 같았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노력도 더 필요해 보였다. 취재진이 저시력장애 체험 고글을 쓰고 걸으니 흐릿한 시야 사이로 사물의 존재 여부와 색만 간신히 구분할 수 있었는데, 보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노란색 보도블록도 끊기자 한 걸음을 내딛는 것도 어려웠다. 특히 유엔로 일대 보도에는 아직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이 회색으로 남아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날 함께 체험한 오 구청장은 “지난 1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장애인 보행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 최소한 장애인이 자주 드나드는 장애인복지관 일대만이라도 완전한 베리어프리존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4. 4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5. 5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6. 6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7. 7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8. 8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9. 9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10. 10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1. 1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6. 6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9. 9[속보] 강화도 해안서 '北 유실 추정' 대인지뢰 또 발견…이달에만 4번째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3. 3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4. 4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9. 9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9일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3. 3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4. 4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5. 5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6. 6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7. 7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8. 8“미래대응기금 조성, 교부세 축소 안 돼”
  9. 9“경남 강점 활용한 SMR 특구 만들자”
  10. 10재개발 조합장 수사 정보 채팅방 올린 공무원 벌금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끝나지 않은 '석면 공포'
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주 13.7시간 노동의 덫
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