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상근인력 기준 충족 3곳뿐
- 당장 일손 필요한 기관들 아우성
- 기다리다 못해 자체적으로 구해

부산지역 자원봉사자의 수가 해마다 늘어나 100만 명을 넘어섰지만 정작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현장은 봉사자를 구하지 못해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봉사자를 현장에 연결할 관리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면서 자원봉사자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부산시자원봉사센터와 16개 구·군의 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봉사자는 총 100만3638명이다. 부산시센터를 제외한 16곳의 지역 센터는 자원봉사자를 필요로 하는 기관에 봉사자를 연결하고,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부산의 자원봉사자 수는 해마다 증가한다. 2022년(4월 말 기준)에는 94만7035명, 지난해(같은 기준)에는 97만800명이었다가 올해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처럼 자원봉사자는 급증했지만 이를 관리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10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를 담당할 부산 16개 센터의 총직원은 79명에 불과해, 관리인력 1명당 1만2700명의 자원봉사자를 담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행정안전부는 자원봉사센터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마련한 ‘자원봉사 운영지침’에서 지역 내 인구별 센터 상주 근무 인력을 ▷5만 명 미만은 4명 이상 ▷5만~10만 명 미만은 5명 이상 ▷10만~20만 명 미만은 8명 이상 ▷20만~35만 명 미만은 10명 이상 ▷35만~50만 미만은 11명 이상 ▷50만 명 이상은 12명 이상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부산지역 센터 중 이 기준을 맞춘 곳은 부산시센터(12명 기준에 16명 근무)와 중구(4명 기준에 5명), 동구(5명 기준에 5명) 등 3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14개 센터의 상근 인력은 기준 미달인 상태로 운영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원봉사 현장에서는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자원봉사자를 필요로 하는 기관에서는 제때 봉사자와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대연동의 한 작은도서관 관계자는 “처음 도서관을 열었을 때 자원봉사센터에 자원봉사자를 배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실제로 봉사자가 지원되기까지 한 달 반 정도 걸렸다. 그동안 일손이 모자라 도서관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또다른 작은도서관 측은 “올해부터는 아예 센터의 도움을 포기하고 자체적으로 봉사 인원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관리 인력 부족으로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기관을 발굴하는 현장조사는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들도 자원봉사와 관련한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해 비용을 들여 인력을 구하는 실정이다. 남구의회 박창현 의원은 “부산은 오는 10월 세계자원봉사자 대회도 개최할 예정이지만 정작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시민을 현장으로 보내지도 못하는 실정”이라며 “센터 인력 확충 등에 시와 지자체의 적극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