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과 플랜트노조 등 울산지역 일부 사업장 노조가 올해 교섭과 관련해 사측과 갈등을 빚으면서 파업을 예고해 지역이 하계투쟁(하투·夏鬪)의 회오리에 휩싸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지난 11일 올해 첫 파업에 들어가기 직전 출정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15일 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16일 4시간, 17일 7시간 등 이틀 연속 부분 파업에 나선다. 노조는 앞서 지난 11일 올해 첫 3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노사는 올해 들어 상견례를 포함해 12차례 만났으나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사측은 최근 교섭에서 월 기본급 12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500만 원, 특별성과급 지급 등을 제시했다. 격려금과 성과급 등을 합한 변동급여 제시 규모가 조합원당 2000여만 원으로, 역대 최대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노조는 변동급 확대보다 기본급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며 거부했다. 노조는 표면적으로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금속노조 지침)을 원하고 있다.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난항을 겪는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도 파업권을 확보했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4일 플랜트노조의 임단협 관련 쟁의 조정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지난 11일 조합원 73.5%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한 노조는 지노위의 이번 결정에 따라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와 울산지역 플랜트건설전문업체 104곳은 지난 5월 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 2일까지 총 14차례 교섭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일급 1만2000원 인상, 정기보수공사(셧다운) 임금 1.5공수(일당의 단위) 지급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일급 3000원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주말 상경투쟁을 진행한 뒤 투쟁 수위를 점차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지역 주요 플랜트 건설 사업장 126곳에 노조 조합원들이 있는 만큼, 향후 파업으로까지 확대될 경우 일부 현장에선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들어간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의 경우, 전체 작업자 9천여명 중 약 3천명이 조합원으로 파악돼 파업 현실화 시 공정에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