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발생 등 사고가 잇따랐던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 공사가 1년 연장됐다. 총사업비 조정에 따른 행정절차 소요 때문인데, 이미 수차례의 공사 지연과 최근 계속된 사고로 주민 불안감이 높아진 만큼 공사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1일 사상구 새벽시장 앞 동서고가로 하부 교차로 상수도관에서 누수가 발생해 관계 기관이 복구 작업을 하던 모습. / 이원준 기자windstorm@

부산교통공사는 도시철도 사상~하단선의 건설 공사가 애초 예정됐던 2026년 12월에서 2027년 12월로 1년 연장됐다고 25일 밝혔다. 후속 공정을 위한 실시설계 결과에 따라, 총사업비 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소요된 행정 절차 기간을 반영해 사업기간을 연장했다는 게 교통공사의 설명이다. 후속 공정은 철로·전기·통신 등 토목 공사 이후 진행할 작업이다. 애초 준공 예정 기한이었던 2026년 12월은 토목공사까지만 마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상~하단선의 공사 연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애초 2013년 착공해 2016년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실제로 2016년 7월에서야 삽을 떴다. 당시 준공 예정 연도는 2021년이었다. 승학산 낙석사고와 기지창 변경 등으로 준공 예정 연도가 2023년으로 연장, 이후 2026년으로 한번 더 늘어났다. 이에 2022년 기준 6862억 원이었던 총사업비도 현재 8317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공사는 사상교차로(사상역)~새벽로~낙동대로~하단교차로(하단역) 6.9㎞ 구간의 도시철도를 건설하는 게 골자로, 정거장 7개 차량기지 1개 환승시설 2개가 들어선다. 사업은 2010년부터 시작했으며, 이날 기준 공정률은 전체 72.7%. 토목 82.9%다.

특히 사상~하단선 건설 공사는 잇달아 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민 불안이 높다. 지난 21일 낮 12시께 사상구 새벽로 동서고가도로 아래 교차로에서 상수도관 파열로 추정되는 누수가 발생해 일대가 물바다가 됐다. 이 여파로 감전IC~주례 방향 도로 8개 차로 중 5개 차로가 통제돼 정체가 극심했다. 앞서 지난 4월 13일은 이곳에서 가로 5ｍ 세로 3ｍ 깊이 최대 5ｍ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2023년부터 올해까지 공사장 인근에서만 14건의 크고 작은 싱크홀이 나타났다.

이에 지난 24일 부산시의회에서 사상~하단선 건설공사 관련 간담회가 열렸다. 주민대책위원회와 새벽시장 상인회, 시와 교통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지하안전영향평가 실시와 지반침하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간담회를 개최한 부산시의회 전원석(사하2) 의원은 “2026년까지 토목 공사를 하고 이후 건축 공사가 이뤄질 예정이라 사실상 2027년 준공도 장담하긴 힘든 상황”이라며 “너무 많은 시간과 예산이 소요됐으며 그에 따른 가장 큰 피해자는 시민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업 기간 연장은 행정 절차에 따른 것으로 싱크홀 발생 등 사고와는 무관하다”며 “늘어난 1년이 넉넉한 기간은 아니지만 올해 하반기 중으로 본선 구조물 공사는 대부분 완료되기 때문에 2027년까지 준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