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에서 열릴 예정인 성평등 강의를 놓고 찬반 논쟁을 빚고 있다.

2025 모두를 위한 성평등 포스터. 진주여성민우회 제공

진주여성민우회는 오는 29일부터 9월 27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2시 경상국립대 사회과학관에서 ‘2025 모두를 위한 성평등’ 강의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강의는 다양한 사회 분야를 페미니즘 관점에서 보는 기획으로 질병, 퀴어, 환경, 언론, 미술, 법 등 10개 주제를 다룬다. 진주시민·대학생을 대상으로 10강좌를 무료 강연한다. 대학 측은 학생 수강생에게는 2학점을 부여한다.

페미니즘은(Feminism) 여성주의라고도 하며 여성에 대한 정치 사회 문화적 차별을 없애자는 사상을 말한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남녀평등은 괜찮지만 성평등은 동성애 옹호”라며 강의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진주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성평등은 위헌적이다’, ‘가정과 국가를 위태롭게 한다’는 등 680여 개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성평등 강의를 환영한다는 등 찬성하는 내용의 글도 도배되고 있다.

진주시는 많은 글들이 올라오자 현재 해당 민원에 대해 ‘처리 중’으로 공시하고 다량민원게시판으로 이관한 상태다

지난 13일부터 본격화된 민원은 담당 부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가 폭주해 최근에는 여성민우회 관계자들이 시청 담당자와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진주여성민우회 측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 기금사업으로 선정된 사업”이라며 “해당 프로그램 강사들의 강의 내용은 사회를 이해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해 공감하는 내용이다. 오히려 악성 민원인들의 주장은 비이성적이고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강의를 신청한 정모(32) 씨는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진주에서 이런 강의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며 “형평운동 발상지인 진주가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무사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민원이 쏟아지면 행정에도 책임이 발생한다. 제기되는 여러 의견을 모니터하는 등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해당 사업의 추진 경과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2019년 연세대 ‘연세 정신과 인권’ 강의 사태와 유사하다.

당시 학생과 연구자들은 “학교가 스스로 인권의 가치를 짓밟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