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의 모친 박정숙 씨가 웅동학원 이사장직을 내려놓았다. 조 원장이 가족 소유 학교법인의 사회 환원 등을 약속한 지 6년 만이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국제신문DB

8일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창원시 진해구 두동에 있는 웅동학원 법인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박 씨와 조 원장의 외삼촌이자 이사인 박모 씨의 사임을 의결했다. 이로써 조국 일가는 해당 법인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

웅동학원은 조 원장의 부친인 고(故) 조변현 씨가 1985년 인수했다. 박정숙 씨는 2009년 이사를 역임한 뒤 2010년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조 원장은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약 10년간 이사를 맡은 바 있다. 웅동학원 이사진은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 8명, 감사 2명 등 모두 10명으로 구성된다. 새 이사장으로는 이완호 전 웅동중학교 교장이 선출됐다. 웅동중학교는 웅동학원이 소유한 자산이다.

이처럼 조국 일가가 약속 일부를 이행하면서 웅동학원의 사회 환원 절차 협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원장은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둔 2019년 8월 가족이 웅동학원을 이용한 사익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모친 등의 이사진 사임과 국가나 공익재단으로의 사회 환원을 공언했었다.

그러나 4년이 넘도록 진척되지 못했고,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위원회가 주관하는 경남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이런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이에 경남교육청은 지난해 10~11월 세 차례에 걸쳐 그 선행 절차인 91억 원 상당의 채무 변제 계획서 제출과 일가의 이사진 퇴진을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웅동학원 측은 지난해 11월 15일 이행 방안을 담은 각서 등을 회신했다. 각서에는 올해부터 2034년까지 진해구 두동 일대 임야 6필지(25만8208㎡)를 순차적으로 매각해 빚을 상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채무는 1990년대 웅동중학교를 옛 진해시 마천동에서 두동으로 신축·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교육청은 새 이사진을 통해 사회 환원 의사를 재확인한 뒤 잔여 실행 계획 구체화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애초 박정숙 씨가 채무를 모두 상환한 뒤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일부 계획이 변동된 셈”이라며 “조만간 수익용 기본 토지 매각 등에 대한 입장을 다시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