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차량을 몰고 결별을 원하는 여자친구를 향해 돌진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국제신문 DB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민달기 고법 판사)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법원은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자신의 차량을 시속 50.4㎞까지 급가속한 후 여자친구 B(30대) 씨를 뒤에서 충격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 씨는 당시 차량에 B 씨를 태우고 돌아다니며 교제를 이어갈 것을 설득했으나 거절당하자 배신감에 격분했다. 직후 B 씨가 하차한 뒤 걸음을 옮기자 후진한 뒤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 B 씨는 사고 여파로 13.7ｍ를 튕겨 나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등이 B 씨를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인지기능저하와 좌반신 마비 장애를 안게 됐다.

A 씨는 법정에 고의가 없을뿐더러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1심 재판부는 “잔혹한 범행으로 인해 피해가 매우 심각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데다 피해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미수 혐의 사건과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사건을 병합 심리했으나 두 사건이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판단, 원심을 파기하고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와 그 가족이 겪었거나 겪게 될 육체·정신적 피해 등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