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사무장으로 일했던 복직 경찰관에게 뇌물을 주고 수사 정보나 사건 수임 등을 제공받은 부산지역 변호사(국제신문 지난달 8일 자 온라인 등 보도)의 첫 재판이 열렸다.

법원 그래픽. 국제신문 DB

부산지법 형사5단독 김현석 부장판사는 17일 뇌물공여·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변호사 A(40대) 씨 사건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그는 2022년 5월~2023년 6월 경찰관 B 씨(2023년 11월 사망)에게서 수임 사건의 경찰 내부 지침이나 형사 사건 상황, 수배 정보 등 수사정보나 편의를 받곤 대가로 매달 200만 원씩 총 260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2021년 2월~2023년 5월 B 씨에게서 사건 10건을 소개받아 대가를 준 혐의도 있다.

이날 A 씨 측 변호인은 “기록 입수가 안 돼 증거에 대한 인정 여부를 밝히기는 어려우나 전문법칙에 의한 성립의 진정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전문법칙은 제3자 진술이나 간접 자료와 같은 전문증거를 인정하는 요건을 가리킨다. 여기에서 성립의 진정을 인정한다는 의미는 곧 검찰 진술 등의 증거가 형식적 요건을 갖췄다는 점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다만 A 씨 측은 전문증거 외 검찰 증거 수집이 위법하게 이뤄졌다 주장했다. A 씨 측은 “검사는 이미 수많은 증거를 근거로 피고인을 기소했고 그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권 행사로 증거 수집 과정의 위법성을 다툰다”고 했다. A 씨 측은 검찰이 별건 압수수색으로 이번 사건 증거를 확보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날 A 씨의 보석 심문도 이뤄졌다. 그는 지난 10일 보석을 신청했다.

A 씨 사건의 두 번째 공판기일은 다음 달 20일로 예정됐다. A 씨와 함께 기소된 변호사 C 씨는 앞서 기일 변경을 신청해 다음 달 15일 첫 공판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C 씨는 A 씨와 함께 일하며 알게 된 B 씨를 통해 고소 사건을 소개받아 대가로 58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