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윤석열 정권과의 ‘정교유착’ 의혹 등 통일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총재가 김건희 의혹 특검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총재는 지난 3일 특검에 “건강상 이유로 4일 출석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앞서 특검은 지난 2일 한 총재를 불러 조사하려 했으나 한 총재 측이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자 4일 오후 2시로 일시를 바꿔 재차 출석을 요구했다.

한 총재 측은 “앞으로 모든 특검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구속된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처럼 조사를 거부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특검은 추가 소환에 실익이 없다고 보고 연휴 직후인 10일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일단 기존에 수사가 진행된 정치자금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고, 추가 입증이 필요한 ‘쪼개기 후원’과 ‘국민의힘 집단 당원 가입’ 관련 정당법 위반 의혹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 총재는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또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샤넬 가방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하는 데 관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받고 있다.

자신의 원정 도박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에 대비해 윤씨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는다.

한 총재 측은 지난 29일 구속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하기도 했지만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