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전 대표. 연합뉴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송호종(해병대·경호처 출신) 씨에게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을 부탁받고 김건희 씨에게 연락을 하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처음으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전 대표는 김 씨 쪽 연락처를 몰라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이 전 대표의 진술과 달리 김 씨에게 구명 로비 메시지가 전해졌을 가능성을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과 12일 특검팀 조사에서 ‘2023년 8월 송씨에게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부탁받고 김건희 여사에게 연락하려 했으나 연락처를 몰라 실패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송 씨는 해병대 출신들이 모인 ‘멋진해병’ 단체 대화방의 멤버였다.

그의 부탁을 받아 구명을 시도하긴 했지만 김 씨에게 아예 전달이 안 됐다는 것이다.

구명 로비 의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당시 임 전 사단장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이 전 대표 등을 통해 대통령실 쪽에 청탁했다는 내용이다. 이 의혹은 지난해 7월 ‘멋쟁해병’ 참여자 중 한 명인 김규현 변호사가 “(임 전 사단장이 사직하지 않도록) 내가 브이아이피(VIP)에게 얘기하겠다”는 이 전 대표 발언이 담긴 통화 녹취록 등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임 전 사단장과 친분 관계를 아는 자신의 지인에게 ‘특검에 조사받게 되면 임 전 사단장을 모른다고 해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관련 구속되기 전날인 지난 8월 4일 A 씨에게 전화해 “특검이 임성근을 아냐고 물어보면 무조건 모른다고 해달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A 씨에게서 이 전 대표가 임 전 사단장과 친분을 과시하며 함께 찍은 사진도 자신에게 보여줬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 전 대표 변호인은 A 씨 주장에 대해 한겨레에 “특검의 압박·회유성 조사로 이 전 대표의 지인들이 이런 진술을 한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