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보다 1조8118억 원(14.5%) 늘어난 14조2845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 올해 대형 산불·수해가 잇따랐던 탓에 재난·재해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미래성장 기반를 다지는 시책 등을 대거 담아 민선8기 도정 목표인 ‘도민 행복 시대’ 실현을 앞당기겠다는 복안이다.

13일 경남도청에서 ‘2026년 당초 예산안’을 발표하는 박완수 도지사. 경남도 제공

박완수 도지사는 13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6년 당초 예산안’을 발표했다. 내년도 세입 예산은 국고보조금 8조4324억 원(59.0%), 지방세 수입 3조8050억 원(26.6%), 지방교부세(7.6%) 등으로 국고보조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분야별 세출예산 규모는 ‘사회복지·보건’ 6조2944억 원(44.1%), ‘농림 해양수산’ 1조4072억 원(9.9%), ‘공공질서 및 안전’ 1조2263억 원(8.6%) 순으로 많았다.

박 지사는 내년 예산 규모는 14.5% 증가했으나 지방세 등 자체 수입 증가는 206억 원에 그친 상황에서 호우피해 복구, 지방선거 경비 등 새로운 재정 수요는 늘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다 복지 분야 등 국고보조사업이 올해보다 1조6400억 원이 증가하면서 도비 3000억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박 지사는 “이런 세입 여건과 재정 수요를 감안,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고자 올해 예산편성점검단을 별도로 구성해 낭비성·관행적 지출 등을 정비했고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여기에다 도민 체감이 높은 사업에 재정을 우선 배분해 사업 효과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4대 중점 투자 분야를 보면 산불·호우 피해 복구 등 안전 분야 예산으로 9121억 원을 편성했다. 주요 사업은 ▷하천 제방 축조·보강, 배수펌프장 설치 등을 포함하는 ‘재해위험지구 정비’ 1163억 원 ▷‘산불방지 및 긴급헬기 임차’ 137억 원 등이다. 공약·도정과제 실현을 위해선 1조6830억 원을 투입하는데 ▷서부권 창업거점인 그린스타트업타운 조성 등을 앞세운 ‘창업 허브 조성 및 청년창업 활성화’ 132억 원 등에 집중한다.

산업·경제 및 과학기술 분야 예산은 3762억 원이 투입된다. 이 중 인공지능(AI), 우주항공, 원전, 조선산업 등 신성장 산업 육성 사업에 1546억 원이 배정됐다. 대표 사업은 ▷지역주도형 AI 대전환 93억 원 ▷초거대 제조AI 서비스 개발 및 실증 87억 원 등이다. 도민행복 시책으로는 ▷경남도민연금 12억 원 ▷맞벌이 가정 방학 급식지원 7억 원 등 131개 사업에 5209억 원이 편성됐다. 해당 예산안은 ‘제428회 경남도의회 정례회’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 16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박 지사는 “이번 예산안은 도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기 위한 사업뿐 아니라, 미래 산업경쟁력 강화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략적 투자에 중점을 뒀다”며 “도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지역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