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정치권 로비 의혹을 받는 통일교 핵심 간부들을 줄소환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8년 무렵 금품수수 혐의를 받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 뇌물이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적용하면 이달 말 공소시효가 끝날 수 있는 만큼, 경찰이 물증 확보와 함께 핵심 인물 진술 확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인 정원주 씨와 부산지역 간부 박모 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정 씨는 교단 2인자이자 한 총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지난 18일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전 의원 등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전달한 의혹을 인지했거나 가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조사 이후 피의자로 입건했다.

같은 날 천주평화연합(UPF) 전 부산지회장이자 한일해저터널 연구회 이사인 박모 씨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2020년 총선을 앞둔 시기 전 의원과 만나 한 총재의 자서전을 전달하고 함께 사진을 찍은 인물로 알려졌다. 박 씨는 한일해저터널 사업 성사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던 통일교 5지구에서 활동하며 지역 정치인을 다수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전날에도 한국의 통일교 신도를 총괄하는 이모 전 통일교 한국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같은 날 통일교 자금 관리 등에 관여한 관계자 1명도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UPF 회장을 지낸 송광석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또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을 체포해 조사하기도 했다. 세계피스로드재단 사무국장과 UPF 직원 등 통일교 관계자 2명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전 의원 휴대전화 및 부산 지역구 사무실에서 확보한 PC 7대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절차를 마쳤으며, 결과 등을 토대로 전 의원 추가 소환 조사 필요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