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주요 기관장 인선에 지역이 아닌 ‘역외 인사’가 잇따라 낙점되고 있다. 앞서 수도권 출신 사장 두 명이 임기 내 SR과 코레일 사장으로 각각 옮겨가 ‘먹튀’ 논란이 일었던 부산교통공사는 이번에도 과거 서울교통공사 사장 재직 당시 임기를 남겨두고 중도 사퇴한 수도권 출신 인사를 사장 후보로 선정해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부산교통공사는 사장 임명 후보자로 김태호(66)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적격자가 없어 재공모까지 진행한 공사는 지난 10일 추천대상자 두 사람을 추려 시에 전달했고, 김 후보자가 최종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6일 부산시의회 청문회를 통과하면 정식 임용된다.
김 후보자의 선정 사실이 공개되자 공사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른바 ‘먹튀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도 있다. 지난 6대, 7대 사장이었던 이종국 한문희 전 사장은 모두 임기 내 ㈜SR과 코레일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지역에선 인사검증 실패라는 지적과 함께 부산의 주요 기관인 교통공사가 수도권 출신들의 중앙정부 공기업행을 위한 발판이 됐다는 비판이 거셌다.
김 후보자는 KT 임원 출신으로 하림그룹 차병원그룹 등을 거쳐 서울교통공사 사장 등을 역임해 지역과의 연고가 없다. 또한 김 후보자는 서울교통공사 사장 당시 공사 내 친인척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감사원의 해임 권고에 따라 임기 6개월을 앞두고 사퇴한 이력이 있다.
앞서 임명이 완료된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기술창업투자원 부산디자인진흥원의 원장 선임 과정에서도 ‘지역’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김종철 정보산업진흥원장은 KT와 네이버 등 민간 IT 기업에서 근무했다. 김수진 창투원장은 글로벌 금융사와 대기업을 거쳐 ㈜로킷헬스케어 부사장을 지내며 기업 투자유치와 해외 진출 지원 역량을 쌓았다. 김윤경 디자인진흥원장은 계원예술대 광고브랜드 디자인과 조교수 출신이다. 이들 모두 업계에서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지역 활동 경험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우선해 인사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또한 시와의 정책 협업이나 소통도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부산교통공사는 규모가 크고 현안도 많아 서울교통공사라는 큰 조직을 이끈 경험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기관 역시 전문성을 중시해 인사 발탁이 진행됐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청문회에서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부산시설공단 노조는 김명수 이사장 후보자를 ‘비전문가이자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하며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김 후보자는 한국남부발전 상임감사를 거친 정치권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