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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인생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질 중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3-20 19:50:04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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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주로 나이 든 어르신들을 진료하면서 생로병사는 사람으로서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절감한다. 다만 의료인으로서 어떻게 하면 그런 과정을, 인간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좀 더 편안하고, 의미 있게 보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임을 느낀다. 또한, 나이가 든 상태에서 갑자기 완치하기 어려운 질병을 진단받았을 때, 그리고 그 질병이 이미 진행돼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고 요양하러 온 환자를 볼 때면, 이들에게 좀 더 나은 의료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인생의 후반기에 이르기까지 최선을 다해 힘든 삶을 살아오다가 이제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할 나이에 암 진단과 함께 완치가 어렵다는 판정을 받은 그들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에 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관심을 두게 됐다.

호스피스는 19세기에 죽어가는 환자를 위해 돌봄을 베푸는 장소를 가리키는 용어다. 근대적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영국 의사인 시슬리 손더스가 1967년 도입했다. 영국 런던의 성크리스토퍼 병원에서는 한 기관의 전문가들이 하나의 팀을 꾸려 의료적, 정서적, 사회적 , 영적 돌봄을 환자와 가족에게 제공했다. 이를 계기로 근대 호스피스운동이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1965년 '마리아의 작은 자매 수도회'가 운영하는 강원 강릉시의 갈바리의원에서 호스피스가 시작됐다. 그 이후 1988년 강남성모병원에서 호스피스병동이 생겼고,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정간호 호스피스 프로그램이 개설됐다. 보건복지부는 2005년 말기 암환자 호스피스 지원사업을 도입했고, 2013년 암관리법에 따라 법적 근거를 마련했으며, 그 이후 완화의료 전문기관 지정 및 호스피스완화의료의 건강보험 적용에까지 이르렀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일반 병원의 치료 형태와는 다르다. 의학적인 치료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고, 그 치료 행위도 통증과 증상 조절을 위한 완화적인 돌봄에 맞췄다. 의료진 외에도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가 팀을 이뤄 말기 암 환자와 가족을 보살핀다. 돌봄의 목표는 환자의 의학적 요구를 넘어 신체적, 정신·사회적, 영적 요구를 충족하고, 환자 가족과 주 간병인의 정신·사회적 요구까지 챙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호스피스의 기본 철학은 질병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대상자들이 가능한 한 편안하게 살 수 있게 지지하고, 삶의 질을 높이며, 여생 동안 존엄성과 품위를 유지하면서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간존중과 인간이해, 자기 결정과 창조성을 소중히 하는 인도주의, 인간을 전체로 이해하는 총체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고령사회를 맞아 이제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삶의 질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됐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삶의 마지막 단계에 온 분들을 잘 보살펴 그분의 마지막 남은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야말로 가치 있는 일임을 깨달으면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김석환 인창요양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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