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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익숙한 듯 새롭다, 미쉐린이 선택한 부산의 맛맛맛

기자가 가봤다…‘빕 구르망’ 3곳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김미주 기자, 정인덕 기자
  •  |   입력 : 2024-03-06 19:09:07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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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판 미쉐린 가이드 명단이 최근 처음으로 발표됐다. 서울에 이어 국내 두번째다. 부산판에는 43개 식당이 꼽혔다.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고품질 요리)’은 3곳, ‘빕 구르망(합리적 가격에 훌륭한 음식)’은 15곳이 선정됐다. 사람의 미(味)적 취향과 판단은 제각각이기에 다양한 반응이 있다. 반기는 목소리도 있고 “의외다” “‘부산음식’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쉐린은 선택에 대한 개별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 그래서 ‘지극히 평범한’ 입맛을 가진 국제신문 문화라이프부 기자 3인이 함께 출동해 먹어보기로 했다. ‘어떤 식당으로 가볼까’가 문제였는데, 다른 나라나 도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부산 냄새’ 나는 메뉴로 3곳을 골랐다.
왼쪽부터 차애전할매칼국수, 안목, 부다면옥
# 맛부심과 정성…칼국수의 진수

차애전할매칼국수- 연제구 연산동

간판에 인쇄된 할머니 얼굴사진과 이름. ‘맛부심’과 정성이 없다면 얼굴사진을 걸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쉐린가이드 2024’에 선정되기 전부터 칼국수 마니아에게는 맛집으로 유명했다. 1982년 개업해 4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원조 할머니 가게와 아들이 운영하는 가게 2곳이 똑같은 모양의 간판으로 손님을 맞는다. 메뉴는 칼국수와 비빔칼국수 2개(여름에는 맷돌콩칼국수를 낸다).

미쉐린가이드는 ‘걸쭉한 국물과는 달리 마일드하고 라이트한 맛, 김치 대신 나오는 독특하고 매콤한 맛의 김치양파 다대기 등 이곳만의 특징적 요소들이 있다. 처음에는 다대기를 풀지 말고 슴슴한 국물과 면을 즐긴 다음 국물에 다대기를 풀어 먹으면 얼큰함이 잔잔하게 올라온다’고 적었다. 대·중·소로 양을 고를 수 있다. 비빔칼국수도 별미다. 잘게 썬 김치와 우동에도 넣는 튀김가루를 다대기로 낸다. 같은 맛을 내는 가게가 2곳이라 인원 수용은 넉넉한 편. 칼국수 소 7000원 중 8000원 대 9000원.


◇ 기자 3인 간단 평

하송이: 맵싸한 양파 다대기를 섞은 국물은 얼큰의 정수. 단, 국물이 걸쭉해 맑은 국물 칼국수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어떨지. 사이드 메뉴는 없지만 양이 아주 많으니 주문 시 욕심내지 말 것.

김미주: 잘게 썬 김치와 튀김가루는 최대한 많이 넣자. 김치양념이 국물에 베고 바삭한 튀김이 녹으며 국물이 더 진득해진다. 우유에 녹은 시리얼처럼 씹히는 튀김의 식감도 재밌다. 첫술보다 그릇을 비워가는 후반부가 더 맛있었다.

정인덕: 독특한 다대기와 넘치는 양이 기억에 남는다. 성인 남성이 ‘대’ 사이즈 한그릇을 다 비우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넉넉한 인심을 느꼈다. 비빔칼국수는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과하게 맵지도 않아 남녀노소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 돼지국밥의 새로운 길

안목- 수영구 남천동

외관만 봐선 돼지국밥집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얇고 넓게 썬 돼지고기를 들추면,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5호 주물장(보유자 김종훈)이 만든 안성가마솥에 지은 뽀얀 쌀밥이 등장한다. 정육면체로 작게 깍둑썰기한 돼지고기들이 밥알만큼 푸짐하게 숨겨져 있다. 미쉐린가이드는 ‘우리가 기억하는 돼지 국밥의 맛이나 멋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돼지 국밥을 제안했다. 돼지 국밥의 일번지라 할 부산에서 수많은 유명 돼지 국밥과 맛에 있어 확실한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요리는 다양한 방향성을 갖고 변화하고 발전한다는 느낌을 주는 레스토랑이다’고 평했다.

10여 명 정도 앉는 테이블은 중앙이 뚫린 ‘다찌석’(카운터석) 형태다. 수용 인원이 적어 대기를 각오해야 한다. 순수 돼지뼈를 24시간 이상 끓여 특제소스로 맛을 내 국물에 기본 간이 충분하다. 하루 치 육수(200여 그릇 분량)가 소진되면 마감한다. 다대기와 새우젓은 따로 요청하면 된다. 다대기가 굉장히 매콤해 조금만 넣자. 돼지국밥 9000원, 머릿고기국밥 1만 원, 섞어국밥 9500원, 돼지라면 9000원.


◇ 기자 3인 간단 평

하송이: 돼지라면은 지난해 일본 오사카에서 줄서서 먹었던 돈코츠 라멘보다 훨씬 낫다. 단, 양은 적은 편. 대다수 돼지국밥집에서 볼 수 있는 부추무침이 없으니 당황하지 말 것.

김미주: 설렁탕과 곰탕과 돼지국밥 사이. 각각의 장점을 합쳐놓은 듯 깊은 매력이 있다. 보통 돼지국밥집에 가득 풍기는 특유의 냄새도 덜하다. 줄을 서서 먹더라도 재방문 의사 20000%.

정인덕: 인테리어나 한상차림 모양새가 꽤 트렌디한 매력이 있다. 전통주 ‘솔송주’를 곁들이면 혼술(밥)하기도 좋아 보인다. 머릿고기국밥에는 코·귀 등 돼지머리 모든 부위 고기가 종합돼 있다. 꼬들꼬들한 식감이 입맛을 더 돋운다.


# 밀면이 아니라 평양냉면이라니

부다면옥- 해운대구 중동

부산에서 밀면도 아닌 평양냉면으로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돼 큰 관심을 받은 곳이다. ‘평양냉면 마니아’ 사이에서는 유명한 맛집. 반여동에서 ‘부다밀면’ 상호로 냉면과 밀면을 함께 내다가 2021년 지금 자리로 옮긴 뒤 순메밀냉면(평양냉면)에 집중한다.

미쉐린가이드는 ‘뚝뚝 끊길 것 같지만 제법 탄력도 있고 씹을수록 고소한 순면, 그리고 한우를 우린 국물에 채수를 섞어 구수하고 슴슴한 감칠맛이 풍부한 국물이 일품이다’고 적었다. 삶은 달걀 반쪽과 두툼한 한우수육 한 조각, 100% 순 메밀면이 담긴 자태가 군더더기 없고 단순하다.

보통 평양냉면은 ‘무미(無味)가 매력’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메밀면 특유의 거친 질감에 집중하다 보면 식자재 본연의 맛과 개성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꼬리 아롱사태 등이 포함된 맛보기 한우수육(2만 원)과 전골식 한우 한마리 꼬리수육(10만 원)도 있다. 물·비빔 보통 1만2000원. 대 1만7000원.


◇ 기자 3인 간단 평

하송이: 국물도, 면도 깔끔하고 담백. 재료 본연의 맛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고구마전분이 들어간, 쫄짓한 식감의 면에 익숙하거나, 달달한 비빔냉면 양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적잖이 당황할듯.

김미주: 부드럽고 쫄깃한 밀가루 면에만 익숙한 입맛이 메밀면의 거친 맛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입 안 가득 국물을 머금고 슴슴한 감칠맛에 집중하니 음식으로 힐링한 느낌. 평양냉면 입문 코스로 좋을 듯하다.

정인덕: 평양냉면 본연의 맛에 집중한 느낌이다. 처음엔 자주 맛보지 못한 슴슴함(?)에 당황스러웠는데, 먹다 보니 육수와 메밀면의 담백한 매력을 입안에서 오래도록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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