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사건 인사이드] "반평생 보낸 교도소로 보내달라"

전과 19범 60대 좀도둑 또 절도

"노모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아 집에 연락하면 자살할 것"

"출소후 생계 위해 습관적 범행" 사회적응 도울 대책 필요

  • 국제신문
  •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  |  입력 : 2010-11-09 22:20:22
  •  |  본지 8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구멍가게 절도 등 좀도둑으로 반평생을 감옥에서 보낸 60대가 또다시 버릇을 못 버리고 도둑질을 하다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어차피 (교도소에) 가야 하는 걸 알고 있다. 그냥 편하게 하자"고 말하는 절도범의 '당당한' 태도에 혀를 내둘렀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9일 한적한 도로 위에서 전선을 끊다 발각된 김모(63) 씨를 특수절도 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김 씨는 지난 6일 새벽 2시께 부산 강서구 녹산동 S주유소 인근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 전선을 훔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도 김 씨의 '습관'이 화를 불렀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공범이 망을 보는 사이 주유소 가까운 전봇대에서 한 차례 전선을 끊었다. 하지만 김 씨는 눈앞에 보이는 또 다른 전선을 보고는 습관처럼 맞은편 전봇대에 올라갔고, 이때 바로 옆집 개가 짖어댔다. 이를 수상히 여긴 집주인이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김 씨는 덜미를 잡혔다. 공범은 경찰이 도착하자마자 도주했다.

경찰서로 연행된 김 씨는 범행에 대한 죄책감도, 구속에 대한 두려움도 전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빨리 교도소에 가자. 집에 연락하거나 찾아가면 죽어 버리겠다"고 할 뿐, 범행 경위나 이유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부산진구 개금동 집에 80대 어머니가 계시는데, 어머니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다"고만 했다.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김 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20대 때부터 범죄에 발을 들였다. 절도 8범을 비롯해 강도 폭력 등 무려 19건의 전과가 있다. 청송교도소 등 교도소에 수감된 기간만 자그마치 24년에 달한다. 경찰이 파악한 결과 김 씨는 그동안 부산에서만 범행을 저질렀고, 주로 동네 슈퍼마켓에 들어가 생필품이나 돈을 훔쳤다. 범행과 구속을 밥 먹듯 반복한 김 씨는 한 번 잡히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0년씩 교도소에 갇혀 지냈다.
김 씨는 지난해 9월에도 슈퍼마켓 절도 혐의로 1년가량 복역하다가 출소했고, 이후 공범과 함께 줄곧 좀도둑질로 생계를 이어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 씨의 사례처럼 최근 부산 강서구 일대에서 절도 전과자들이 전선이나 고철을 훔치는 사건이 끊이지 않아 이들의 사회 적응을 도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각 전과에 해당하는 범행 기간을 1년씩만 잡아도 무려 43년의 세월 동안 교도소를 집처럼 여기며 살았던 셈"이라며 "이 때문에 사회 적응이 어려워 출소할 때마다 습관처럼 범행을 다시 시작했던 것 같다. 김 씨가 허비한 세월을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지금 법원에선
조윤선, 항소심서 징역2년 법정구속
지역 청소년 회복센터 24시
부산 어울림센터
교단일기 [전체보기]
나의 교실 속 소확행(작지만 진정한 행복), 모두의 목소리
삶을 그래프에 비유한다면…
눈높이 사설 [전체보기]
전통시장 살릴 조례 제정해야
남북 고위급회담 비핵화 디딤돌 돼야
뉴스 분석 [전체보기]
PK지지율 급락에 여당 선거 비상등
이호철 조기 이탈…민주당 부산시장 선거 경선구도 요동
다이제스트 [전체보기]
현대판 모세의 기적을 찾아서 外
좋은문화병원 올해 슬로건 ‘환자중심’ 外
단체장의 신년 각오 [전체보기]
허성곤 김해시장
송도근 사천시장
대입 칼럼 [전체보기]
마지막 관문 면접, 내 장점을 적극 알려라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전체보기]
켈트족과 에이레:아일랜드 이야기
브리티시와 잉글리시: 영국음악
사건 인사이드 [전체보기]
유기견 물건 규정…돌봐주고도 도둑몰려
스토리텔링&NIE [전체보기]
한국 규제·일본 합법…각국마다 가상화폐 입장 달라
예비후보들, 선거 90일 전 방송 광고 출연 안돼요
신통이의 신문 읽기 [전체보기]
당차게 도전해봐, 실패도 값진 경험이야
신문·책 많이 읽으면 문제해결 능력이 쑥쑥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체보기]
휴지통 없는 공중화장실 “더 너저분” - “청결 개선효과” 갑론을박
노키즈존 시정권고에 외식업계 술렁
이슈 분석 [전체보기]
재정파탄 부른 ‘6급의 갈사만 전결처리’…의구심 증폭
이슈 추적 [전체보기]
입점업체 망해도 코레일유통 돈 버는 계약
서면 통과 BRT(버스중앙차로) ‘민원폭탄’…서병수 시장 선택 기로
포토에세이 [전체보기]
하얀 꿈길을 걷다
편대 비행하는 원앙
현장&이슈 [전체보기]
의사 이전에 교육자의 됨됨이 검증부터
“휴식도 좋지만 늦으면 일감 끊겨” 화물차 기사 속앓이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

무료만화 &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