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개국 2000여명 연주자 참가
- 내달까지 계속되는 음악의 향연
- 교향악단-색소폰 4중창 협연 등
- 조화·균형 돋보이는 공연 풍성
- 교감하는 예술의 장 더 늘었으면
지난 토요일 부산 사하구 을숙도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2018 부산마루국제음악제’(지난달 31일 개막해 다음 달 16일까지) 공연의 하나로 지휘자 양양이 이끄는 항저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HPO)와 퀘이사 색소폰 콰르텟의 협연이 있었다. 부산마루국제음악제는 정상급 교향악단과 앙상블의 클래식 음악축제라는 선명한 주제를 가지고 2010년에 시작해 올해로 9회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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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부산 사하구 을숙도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18 부산마루국제음악제’ 행사의 하나로 중국 항저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양양)가 인상 깊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
올해는 ‘음유시인의 숨결(The Spirit of a Troubadour)’이라는 주제로 아래 바람(Wind), 맞닿음(Contact), 기억(Memories), 열정(Passion), 성장(Growing), 음유시인의 정신 부산에 꽃피우다(Blooming) 등의 부제를 잡았다. 항저우 필하모닉의 개막 연주를 시작으로 캐나다 오케스트라 드 라 프랑코포니(Orchestra de la Francophonie)와 부산시립교향악단, 창원시립교향악단, BMIMF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국립부산국악원 기악단 그리고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를 포함한 세계 6개 대륙 20여 개국에서 초청된 연주자들이 출연한다. 꿈나무 육성을 위한 드림프로젝트에 출연하는 초등학교 오케스트라들까지 합치면 연주자만 2000여 명이 넘는 대규모 음악축제이다.
이 연주자들은 부산 전역의 공연장과 학교, 잘 알려진 장소 등지에서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이날 항저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과 퀘이사 색소폰 콰르텟과 협연으로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닉 댄스’를 들려줬다. 특히, 피아노 협연곡인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를 색소폰 콰르텟의 협연으로 연주한 것은 매우 신선했다. ‘랩소디 인 블루’의 새로운 느낌, 색소폰만이 낼 수 있는 묘한 음색과 오케스트라의 조화는 전체적으로 재즈풍의 원곡에 흥미와 새로움을 더했다.
부산에는 색소폰 인구가 약 2만 명 정도 있다고 동호인들은 추정한다. 색소폰 애호가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필자도 아주 유익하게 감상했다. 항저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력은 전반적으로 훌륭했다. 2007년 12월 25일 설립된, 80여 명의 젊은 연주자들의 오케스트라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매우 훌륭하게 호흡을 맞추고 있었으며, 금관 파트의 연주력은 아주 좋았다. 특히, 호른의 정확하고도 매끄러운 리듬과 소리의 앙상블로 교향악단 전체의 음악흐름에 균형미를 유지해주었다.
이들이 들려준 음악은 연주자들이 하나 되어 가는 음악의 여정을 보여주는 듯 매 순간 지휘자와 단원들이 교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호흡하고 함께 소리를 더해가는 음악, 상대를 바라보는 힘, 이 힘이 지휘자와 단원들 모두 원하는 더 바람직한 음악으로 흘러가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어쩌면 젊은 연주자들의 뭉치는 힘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지 모를 일이다.
부산에는 다양한 축제가 있다. 비슷비슷한 축제부터 전혀 다른 새로운 볼거리, 즐길거리의 축제가 열린다. 여기에 많은 공적 자금이 투입된다. 이들 축제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돼야 할 것이다. 먼저, 쉽게 만나기 힘든 유명 인사를 비롯해 주제에 맞는 전문가들이 주축이 돼 펼치는 향연에 시민이 동참하는 형식의 축제가 있을 것이다. 둘째는 사회 전반의 인적 자원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시민 문화생활 향상에 도움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추는 축제이다.
이 두 가지 모두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은 삼바학교들이 설립되고 이들이 축제에 참여하면서부터 지금과 같은 대규모 축제로 자리 잡았다. 결국, 축제는 새로운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여기서 새로움이란 더 멀리 내다보고 더 철저하게 준비해 새로 출발하는 힘이다. 순수 예술 분야 축제 활성화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주최 측에서는 긴 호흡으로 전문가와 시민의 눈높이 맞추기에 최대한 노력하고, 더욱 섬세하게 준비하는 과정을 거치면 된다. 이를 위해 주최 측은 축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기획의 힘을 가져야 한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