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36> 음악은 생활 속 어디든 흘러야 한다

마을주민 불러들이는 달빛과 음악 … 옛 비료창고엔 문화가 스며들고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27 18:58:53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산복도로 작은 달빛음악회
- 주민들 삼삼오오 몰려들어
- 달빛 아래 클래식 연주 즐겨
- 문화공간 변신 강서문화창고 등
- 동네로 거리로 심지어 창고로
- 삶 속 예술향유 공간 확산되길

가난하고 힘들던 시절, 쌀을 증산하고 많은 비료를 저장하려고 창고를 지었다. 모두 열심히 노력한 덕에 지금은 먹고사는 문제를 많이 해결했다. 하지만 정신적 풍요를 이야기하기엔 아직 겸연쩍다. 1956년 지은 비료창고가 지금은 문화 현장을 품은 ‘문화창고’가 되었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 있는 강서문화창고다. 강서구가 조성한 금수현음악거리와 마주한 이 창고는 도시 문화 활성화를 위한 논의와 실천에 분주하다.
지난 23일 부산 중구 영주동 산복도로의 금수현 음악살롱 앞에서 ‘달빛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올해가 음악가 금수현(1919~1992) 선생 탄생 100주년 되는 해라 금수현문화사업회는 올 하반기 이곳에서 열 100주년 기념 음악회도 준비한다. 금수현 선생은 강서구 대저동 사덕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들은 지휘자 금난새 씨이다. 최근 문화에 공을 많이 들이는 강서구에서 비료창고가 문화창고로 변화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지난 23일 오후 7시에 부산 중구 금수현 음악살롱 앞(대청공영주차장 옥상)에서 2019년 상반기 ‘산복도로 달빛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필자는 2013년 ‘달빛음악회’라는 이름으로 산복도로 음악회를 처음 열었다. 2015년부터는 중구청의 지원으로 상·하반기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문화에 관한 지자체의 관심이 깊어졌음을 느낀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금관 6중주, 바리톤 김지원의 열창과 더불어 전자 현악 3중주단의 연주가 이어졌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산바람을 타고 메아리치듯 산복도로에서 부산항으로, 바다로 흘러갔다. 달빛 좋은 밤, 풍류와 함께한 마을 주민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고 연신 앙코르를 외치는 표정에 흥이 넘쳤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 강서문화창고에서 문화행사가 열리는 모습.
“우리는 우리 도시를 더욱 소통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웃 지역과 걷고 싶은 거리로 연결될 때 지역 간 경계는 모호해지고 격차는 줄어들 것이다.” 유현준 교수가 쓴 책 ‘어디서 살 것인가’ 중 한 대목이다. 이웃과 더불어 걷고 싶은 거리, 이 거리를 어떻게 가꿀 것인가? 이를 위한 ‘주제와 소재 발굴’이 과제다. 골목을 아름답게 치장할 수도 있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정자를 지을 수도 있고, 문화예술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 가능성은 다양하게 열려 있다. 다만, 우리 도시를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데는 시간·공간·다양함 세 요소를 모두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그저 새것만 강조하거나 그냥 공간만 만들어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은 큰 문제를 낳는다.

우리가 사는 도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긴 시간 속에서 사람과 더불어 형성됐다. 그렇기에 도시에는 시간의 더께가 쌓이고 사람들에겐 추억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자본이 이 추억의 중심을 갈가리 찢어버리고 있다. 아름다운 골목이 도시 재개발 명분으로 한순간에 사라지고, 도시의 마지막 보루인 숲과 늪이 재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죽었다. 도시의 골목과 창고와 숲에 음악이 깃들게 하여 우리 삶을 가꾸는 멋진 장소가 되게 할 수 있건만, 자본 앞에선 침묵뿐이다.

역사학자 허승일은 저서 ‘다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활기를 주는 것 없는 가르침, 활동력을 무기력하게 잠재우는 지식, 값비싼 인식의 과잉과 사치로서의 역사를 왜 진정 증오해야 하는지…”라고 비판하며 다시, 역사란 무엇인지 묻는다. 그의 방법을 빌려 다시, 발전과 개발이 무엇인지 질문해보자. ‘사람’ ‘예술’ ‘여유’를 희생해 얻는 발전과 개발이란 의미가 없다. 미래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우리네 삶에서 여유롭게 예술을 즐길 공간과 시간이 만들어지도록 우리는 정말로 진지하게 지금부터 노력해야 한다. 음악이 생활 속에 들어와야 한다. 골목으로, 동네로, 창고로!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도청도설] if, 손아섭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4. 4[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5. 5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6. 6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9. 9[시사난장] 중국 굴기와 한국 외교의 ‘새판’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6. 6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검찰관 임명
  7. 7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8. 8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9. 9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0. 10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7. 7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8. 8[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9. 9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10. 10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