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은 야외음악회의 계절
- 부산 금정문화회관이 준비한
- 야외콘서트는 기대 이상이었다
- 국제·대형행사 기획도 좋지만
- 이런 작은 즐거움을 만드는 것도
- 관이 시민을 위해 할 일이다
여름이다. 세계 많은 도시가 음악축제로 들썩인다. 먼저 떠오르는 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위스의 아름다운 호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루체른 음악 축제다. 어디 그뿐인가. 모차르트의 고향이기도 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여름 음악축제는 세계 각지의 음악인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유명하다.
 |
| 지난 18일 금정문화회관에서 열린 야외피크닉콘서트 모습. |
해마다 6월부터 8월까지 열리는 미국의 ‘아스펜 음악제와 학교’는 그 명칭 자체가 예술이다. 세계에서 몰려온 음악도가 유명한 음악인들과 함께 공부하는 교육의 현장이다. 또한 수백 회에 이르는 이벤트를 통해 모두가 예술로 하나 되는 도시를 만든다. 아스펜시 관광 수입의 40% 이상을 음악제가 차지한다고 하니 잘 다듬어진 음악제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를 생각해보자. 지난달 8일 서울 한강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 강변음악회를 비롯해 수원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한여름 밤의 음악축제가 열린다. 대관령국제음악제, 제주국제관악제,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처럼 국제 음악제가 우리 곁엔 많다. 또한 가벼운 옷차림으로 부채 하나 들고 찾을 수 있는 음악회를 주변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18일 부산 금정문화회관에서 열린 야외피크닉콘서트도 그 한 예이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소프라노 국은선의 노래와 진행으로 제이클랑 퍼커션 앙상블의 연주, 보컬 미션레나타와 피아니스트 폴 커비의 샹송 공연 등 다양한 음악이 펼쳐졌다.
비가 조금 내리는 날씨라 음악회가 열릴지 걱정된 필자는 공연장에 문의했다. 전화기 건너편에서 “저녁에는 비가 조금 내릴 것으로 예상되나 공연은 진행하니 우산을 챙겨 오시면 됩니다”라고 친절히 안내해주었다. 공연을 보기 전이었지만, 열심히 공연을 준비하는 정성이 느껴졌다. 성심껏 준비한 보답인지 저녁엔 비가 그쳤다. 시원한 바람과 여유로운 저녁이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하나, 둘 음악회장으로 이끌었다.
일상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야외피크닉 음악회는 지난해부터 선보여 주민에게 뜻밖의 즐거움을 선물하고 있다. “샹송을 이렇게 들으니 정말 좋아요.” “타악기 음악을 야외에서 들으니 참 좋군요.” 일상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 주민은 행복해했다. 필자에게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매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잘 듣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바순이 들려준 음악은 큰 선물을 받은 기분입니다. 제가 부탁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공연 때마다 유명한 독주곡 하나 해주시면 특별한 선물을 받는 기분일 거 같습니다….” 필자의 휴대전화기로 전해져 온 문자다.
지난 7년 동안 5월부터 8, 9월까지 첫째 주 토요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필자가 진행해 온 음악회의 관객이 보낸 것이다. 서로 소통하지만 더욱 적극적인 소통을 원하는 관객의 표현이다. 예술은 이런 것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경험을 느끼게 한다. 이러하기에 국가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는 시민이 예술을 통해 긍정적인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회를 자주 마련해야 한다.
현대인의 힘든 현실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다면 우리는 서로 노력해야 한다. 특히, 관에서는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위로해야 한다. 모두 또는 많은 수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위로받는 이가 있고 힘을 얻는 시민이 있다면 관은 기회의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 그것이 관의 역할이고 의무다. 우리는 국제적이고 대형화된 것에 많은 힘을 들인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일상에서 만족감을 자주 느낀 시민이 대형화된 행사에도 스스로 참여한다. 그러므로 동원되는 행사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삶의 본질을 찾아서 행복을 전달해주는 기획을 해야 한다.
일과 중 하던 일을 놓고 창밖을 바라보는 여유로움을 주는 음악회가 많아져야 한다. 이런 음악회를 기획한 금정문화회관 기획팀의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