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합공연장’ 너무 단순한 규정
- 부산오페라하우스 짓기 전에
- 전자음향 공연이냐 오페라냐
- 기준과 중심부터 명확히 해야
“Una furtiva lagrima negli occhi suoi spunto. Quelle festose giovani invidiar sembro.”(외로이 그대 뺨에 흐르는 눈물, 어둠 속에 남몰래 흐르네. 아! 나에게만 무언가 말하는 듯하네, 할 말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도니체티 오페라 ‘사랑의 묘약’(G.Donizetti, L’elisir d’amore) 중 네모리노가 부르는 유명한 아리아 ‘Una Furtiva Lagrima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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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의 토크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 사랑의 묘약’ 공연 장면. |
오페라를 잘 모르는 사람이 가사를 보면 “뭐지?”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할지 모르지만 음악을 들으면 “아하!”하고 무릎을 칠 정도로 유명한 아리아다. 어디 이뿐인가.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G.Verdi, La Traviata)의 ‘축배의 노래(Libiamo ne‘lieti calici)’를 비롯하여 유명한 아리아는 또 어떤가!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떠난 오페라 여행. 여기에는 연출가 이의주의 친절한 해설이 자리하고 있었다.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이 마련한 오페라 여행을 같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이 공연은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 창단 25주년 기념 프로젝트 1’이다. 여름방학 특별공연 토크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 사랑의 묘약’이라는 긴 제목으로 지난 14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열렸다. 작품 속 시대의 뒷이야기까지 친절하게 안내하는 역을 맡은 연출가 이의주는 관객을 오페라 속으로 안내했다. ‘사랑의 묘약’ 공연 중에는 관객에게 사랑의 묘약을 상징하는 초코파이를 팔기도 했다. 관객이 오페라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그는 “해설하면서 관객 반응이 무척 좋아 행복감을 느꼈다”고 웃으며 말했다. 어려운 오페라가 아닌 친숙한 오페라, 전자 음향을 동원하지 아니한 자연스러운 음향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음악여행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무대였다.
이날 토크 오페라 공연을 보면서 필자는 우선순위가 무엇이며, 무엇을 중심에 놓아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우선순위가 무엇인가?”라는 생각은 오페라 극장에 관한 것이다. ‘어떤 극장을 만들어야 하는가’를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 부산은 오페라하우스를 짓는 과정에 있다. 완성되지 않은 오페라하우스이므로 수정이 아직도 가능하다. 부산시가 짓고자 하는 ‘복합문화공연장’으로서 오페라하우스가 아니라, 극장에 올릴 작품의 성격을 정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이것이 순위의 첫 번째에 있어야 한다.
연출가 이의주가 이날 해설하면서 처음 꺼낸 이야기가 ‘자연적인 소리의 오페라’와 ‘전자음향을 사용하는 뮤지컬’의 차이였다. 어떤 공연을 중심에 둘 것인가에 따라 극장의 용도가 결정된다. ‘복합’이라는 용어는 무엇을 해도 부족한, 행사용 극장 한 곳이 더 늘어나는 것에 지나지 않음을 뜻할 뿐이다. 그냥 대관 중심의 극장이 될 것인지, 공연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극장이 될 것인지에 따라 그 규모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선순위가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다음은 “무엇을 중심에 놓아야 하는가!”이다. 우선순위가 정해지면 무엇을 중심축에 놓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오페라를 중심에 놓았다면 이 오페라를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 지금부터라도 논의와 실행을 병행해야 한다. 이번 오페라처럼 관객과 함께 즐길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함은 물론, 모두를 공론의 장으로 불러들이는 기회 또한 많이 만들어야 한다.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함께 모여 노래하면서 예술을 이야기하고 오페라의 매력과 시대적 변화, 문학과 음악의 결합, 미술, 건축, 춤, 분장 등 가능한 예술의 전 분야가 만나는 ‘본래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오페라 장르가 음악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 많은 예술 장르가 만나는 접점의 장에 오페라가 있음을 서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부산 교향악의 ‘미래’들이 마련한 이번 오페라 이야기는 그들이 소망하는 밝은 미래를 향한 것이었다. 예술을 사랑하는 모두가 이들을 응원하고 실천해야 할 시점인 오늘, 지금, 여기서, 다시금 시작해야 한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