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의치대 OB 관현악단
- 낮엔 의사, 밤에는 음악가로
- 각자의 길에서 ‘생활예술’ 추구
- 음악으로 사랑 실천하는 사람들
- 전문 예술인 창의력도 자극할 것
모든 사람은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다. 자유로운 삶이란 무엇인가?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적극적으로 아름다움을 가꾸어 가는 삶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자신으로부터 타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유익한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이것은 예술의 한 영역이기도 한 것이기에 예술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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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열린 부산 의치대 OB 관현악단의 제2회 정기연주회. |
이러한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음악회가 지난달 31일 오후 7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열렸다. 바로 부산 의치대 OB 관현악단의 제2회 정기연주회다. 단원들은 낮에는 아픈 환자들을 위하여 의술을 펼치고 저녁에는 스스로 삶에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다. 이미 대학 때부터 의·치과대학 관현악단에서 활동해 음악 생활이 결코 낯선 것은 아니다.
지휘자 조희영 씨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러시아 음악 애호가이다. 러시아어를 독학으로 배우면서까지 러시아 예술을 사랑하는 이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 첫 곡도 역시 그가 사랑하는 스비리도프(Georgi Vasilyevich Sviridov)의 ‘눈보라’ 푸시킨 스토리에 의한 뮤지컬 환상곡(The Snowstorm. Musical Sketches to the story by Alexander Pushkin)이었다.
특히, 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진 네 번째 곡 ‘로망스(Romance)’의 아름다운 솔로를 멋지게 연주한 악장은 치과의사 이혜진 씨다. 이 씨는 의사와 음악가의 길을 병행하는 예술가다. 어디 이뿐인가. 피아노 협연을 한 피아니스트 이지은 씨도 치과 의사이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을 멋지게 연주하는 모습은 치과의사가 아닌 피아니스트 이지은으로 기억되기에 충분했다. 아름다운 선율에 녹아들어 의사가 아닌 연주자로서의 모습을 펼쳐가는 이들은 최고의 화음을 들려주기 위해 각자의 시간을 할애하며 노력한 흔적이 연주 곳곳에서 묻어났다. 이들은 자신의 생업과 본업을 병행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길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생활의 예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이들처럼 살아가고 있다. 플루티스트 최명호 씨와 한숙희 씨는 칠순이 넘은 부부다. 이들은 송하음악봉사단을 이끌고 교도소를 비롯해 복지관, 요양병원 등 음악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데 그동안 공연한 횟수가 무려 300회가 넘는다. 뒤늦게 플루트를 공부했지만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음악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알고 나누고자 하는 이들은 음악을 통해 진정 자유로워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예술은 일부 특권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예술은 우리 모두를 위해 존재한다. 독일 출신 화가 요셉 보이스(Joseph Beuys)는 ‘사회적 조각’이라는 개념으로 행동적인 예술관과 자유지향으로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내 삶은 예술이고, 예술은 내 삶이다”고 이야기했다. 이는 예술의 근원인 창의력과 상상력의 힘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예술가다”고 말한 그는 삶을 예술로 만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위해 생활 예술과 더불어 전문 예술가들의 활동 영역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바랐다. 결국, 생활 예술의 발달은 전문 예술가들의 분발과 창의력 고갈 상태를 자극하고 변화와 전환의 특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삶의 현장에서 예술을 발전시키라는 것이다.
‘내 삶은 예술이고, 예술은 내 삶이다’. 이 말은 각자의 몫과 자리에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더불어 행복하자는 뜻이다.
예술은 나를 비롯한 모두를 위한 사랑의 이야기다. 우리의 삶에 아름다움이 흘러넘치는 사회를 바라는 상상력이 발휘될 때 새로운 창의력으로 예술은 꽃필 것이다. 여기에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협력과 상생이 꼭 필요하다. ‘음악은 모두를 위한 예술이므로’.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