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회 부산마루국제음악제
- 아메리코 퀸텟 목관앙상블 공연
- 연주 후엔 관객과 일일이 악수
- 섭외 만큼 관객동원 고민해야
- 공연녹화 음악 교육에 활용을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0월 1일까지 부산 여러 곳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연주되고 있다. ‘어바웃 레전드’란 주제로 열리는 제10회 부산마루국제음악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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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제10회 부산마루국제음악제 프로그램의 하나로 동래문화회관에서 아메리코 퀸텟이 연주하고 있다. |
부산마루국제음악제는 다른 많은 축제와는 달리 오케스트라 중심의 음악제라는 선명성을 가지고 출발했다. 부산에서 수준 높은 오케스트라 음악을 시민과 음악 애호가에게 들려준다는 취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음악 축제가 펼쳐진다.
올해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솔로이스츠 오케스트라 등이 펼친 7개 메인 콘서트가 지난 4일까지 열렸다. 그중 4개를 텔아비브 솔로이스츠 오케스트라가 장식했다. 축제의 주연인 셈이다. 2001년 창단된 텔아비브 솔로이스츠 오케스트라가 음악제의 꽃인 만큼 많은 사람이 이들의 연주회를 찾았다. 필자도 보았다. 좋은 연주를 들려주었고 많은 사람이 감동받았다.
하지만 필자가 이야기하고픈 것은 다른 곳에 있다. 국내외 많은 연주자가 참여하는 이 음악제는 부산의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동래문화회관에서 열렸던 아메리코 퀸텟(Americo Quintet) 목관앙상블 연주는 훌륭했다. 좋은 목관오중주를 만나기 힘든 부산 음악계에 모처럼 환상적인 목관앙상블의 연주를 들려주었다.
실내악의 묘미는 호흡이다. 서로를 인식하고 서로를 배려하여 들려주는 호흡의 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호른 연주자 대니얼 플로레스(Daniel Flores)의 소리를 중심으로 바순의 풍부함과 오보에의 세련됨, 클라리넷의 다양한 변화와 더불어 플루티스트의 화려하고 깔끔한 소리는 앙상블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음악에 대한 호평은 여기까지다. 필자는 텅 빈 것 같은 객석을 바라보며 연주자의 표정을 살폈다. 처음엔 너무 적은 관객 수에 어두운 표정을 짓는 듯했지만, 곧 침착과 평정을 찾고 내면을 추스르는 듯하더니 음악회를 매우 성공적으로 이끌어갔다. 간혹 연주 중간에 나오는 박수를 애교로 받으면서 말이다. 연주가 끝난 뒤에는 무대 뒤로 퇴장하는 것이 아니라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과 일일이 악수하고 서로 이야기도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무대 뒤로 바로 퇴장하는 연주자들에 익숙한 관객들, 특히 청소년 관객의 비중이 높았던 이날 연주에서는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연주자들은 정말 열심히 공연을 준비하였다. 물론 주최 측도 열심히 준비하였을 것이다. 음악제를 준비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연주자 섭외일 것이며, 그에 상응하는 고민은 어떻게 관객을 모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이날 공연이 끝나고 난 뒤 필자의 예전 일이 생각났다. 2005년 부산국제합창제가 처음 열렸을 때 일이다. 관계자가 필자에게 관객 참여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필자는 모든 공연을 녹화해서 학교 음악교육에 동영상 자료로 제공하자고 제안하였다. 녹화할 방법까지 제안했다. 당시 부산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기에 세계 민속음악 합창팀이 많이 왔다. 개별적으로 이들을 초청하기는 어려워, 정말 좋은 기회였다. 동영상을 제작하고자 제안한 것은 축제의 기획에서부터 결과까지 모든 과정을 녹화하여 학교 예술교육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축제의 본질을 알리는 힘으로 작용하고 쌓일 것이기에 축제 관계자들의 의무와 책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최 측은 예산 문제로 어려움이 따른다며 거절하였다. 많은 관객이 모여 당장 함께 즐기는 것도 아주 중요하지만, 어떤 시점에서 보고 어떤 방법을 찾는가에 따라 ‘내년의 음악제’를 더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좋은 연주가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축제는 참여 관객으로 완성된다. 이는 축제의 본질을 전달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