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의 힘을 키우는 음악과
- 상상을 현실화 시키는 과학
- 상생 효과로 지혜를 성장시켜
“현이나 관이 같은 길이일 때 굵기에 따라 음정이 달라집니다. 같은 굵기일 때는 길이에 따라 음정이 달라지죠, 트롬본이라는 악기로 실제로 들어보시죠. 어떻습니까? 저음과 고음을 낼 때 관의 길이가 달라지는 것이 보이죠. 병에 바람을 불어 넣으면 소리가 나는데요. 큰 병일수록 저음이 나는 원리도 같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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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부산과학체험관에서 2019 과학누리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
필자는 객석을 향해 ‘음악 속의 과학’ 이야기를 이어갔다. “호른과 같이 최고 길이가 3.2m가 되는 긴 관악기의 경우 아주 작은 취구(악기에 입김을 불어 넣는 구멍)를 통해 호흡을 멀리 보내기가 쉽지 않지만, 이렇게 간단한 과학적 원리만 작동하면 아주 멀리까지 쉽게 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내는 바람을 중간에 피스톤으로, 관의 길이를 짧게 또는 길게 하면서 음정을 만들어 냅니다. 음악과 과학이 만나는 순간이지요.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 한 곡을 들어보겠습니다.”
많은 관객은 음악과 과학이 만나는 접점을 확인할 때마다 고개를 끄덕거렸다. 우리 생활 속에서는 과학과 음악은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곳곳에서 과학과 음악은 만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산과학체험관(동구 초량동)에서는 과학과 음악이 만나는 ‘과학누리콘서트’가 지난 14일(토), 21일(토), 25일(수) 오후 2시 강당에서 있었다. 부산윈드심포니 금관6중주단과 민주신 재즈 콰르텟이 함께 참여하여 청소년과 일반 관객에게 과학과 음악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과학이 무엇일까? 끊임없이 ‘왜?’라는 단어를 이어가는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이 ‘왜?’라는 단어는 궁금증에서 출발하고, 이 궁금증은 상상하는 힘이 있을 때 존재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음악이 가지는 소중한 가치 가운데 하나는 상상하는 힘이다. 이 상상을 과학에서는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확인해주는 역할을 한다. 결국 상상력의 힘이 과학을 키우는 힘이 되는 것이다.
음악을 비롯한 예술 분야가 과학이 만나야 하는 이유는 상상하는 힘으로 움직이는 분야가 예술이기 때문이다. 과학과 음악(예술)은 함께 즐겨야 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유가 명확하다. 예술과 과학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생하여야 하며 함께 누릴 수 있다. 그런 시간과 공간이 더욱 많아야 한다. 공부라는 것도 혼자만의 세상 속에서 하는 게 아니다. 각 분야 많은 사람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힐 때 상생 효과를 발휘한다. 다양한 분야를 개척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자기 분야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해 다른 분야를 아주 열심히 연구하고 접목하는 일에 열중인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학문은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없음을 인지한 것이다.
유치원생·초등생부터 80세가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양한 관객이 참여한 이번 과학누리콘서트에서 얻은 필자의 생각은 한 가지다. 지혜로운 교육은 어느 특정한 분야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다양하듯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서로 융합해 복합적으로 이루어질 때 전인교육의 틀은 만들어진다. 지식 전달 교육도 중요하지만, 지혜를 공유하는 교육, 모든 생활에서 지혜를 공유하는 삶으로 흘러야 전인 교육은 가능하다.
과학과 예술은 가깝다. 이번 과학누리콘서트는 서로 공감의 힘을 키울 수 있는 기회였다. 상상의 힘을 키우는 음악과 상상을 현실로 실현시키는 과학이 서로 부둥켜안을 때 지혜는 자라고 공유될 것이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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