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슬퍼할 겨를도 없다, 각자도생의 젊은 날

시립미술관 청년작가 정례전, 김덕희 오민욱 조정환 작가 참여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3-04-23 19:08:41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 출신 밀레니얼 세대가 본
- 젊은 세대의 불안과 우울 다뤄

‘슬픈 나의 젊은 날’. 부산시립미술관의 청년작가 정례전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3’의 제목이다. 1980년대 배창호 감독의 청춘영화 ‘기쁜 우리 젊은 날’이 연상되는 이 말에 두 가지 궁금증이 따라온다. 기쁘지 않고 ‘슬픈’, 우리가 아닌 ‘나’의 젊은 날인 이유 말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이 선보이는 전시 ‘슬픈 나의 젊은 날’의 1부 전시장 전경. BMA 제공
“영화가 당시 엄혹했던 시대를 기쁨으로 왜곡한다는 비판에서 비롯된 대학가 낙서시집 ‘슬픈 우리 젊은 날’을 활용했습니다. 오늘날 빚투광풍과 버블붕괴의 롤러코스터를 타느라 슬픔을 공유할 틈도 없는 현실을 ‘우리’가 아닌 ‘나’로 바꿔쓰고 직시하고자 합니다.” 해당 전시를 맡은 안대웅 학예연구사가 설명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의 대표 정례전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3’에서는 ▷김덕희 ▷오민욱 ▷조정환 작가의 실험정신과 독창적인 작품을 소개한다.

1999년 3월 첫 선을 보인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은 20년 넘게 지역의 역량 있는 신진작가 약 70명을 배출했다. 이번에 선정된 3인은 모두 19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이며 부산에서 태어나 활동 중이다. 미술관 3층에 마련된 전시장은 ▷1부 가속 ▷2부 에너지 흐름 ▷3부 인상으로 구성했으며, 각 주제마다 한 명의 작가를 주인공으로 하면서 3인의 작가가 따로 또 함께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의 막다른 골목을 앞에 두고 각자도생에 내몰린 젊은 세대의 불안과 우울한 시각을 다룬다. 특히 팬데믹 이후 문화예술계의 위축된 상황이 크게 각인되어 있다.

건축학도 출신의 회화 작가 조정환은 낡아빠진 미래주의의 이미지에 자신을 투사하며 붕괴된 미래를 그려낸다. 전시장은 마치 건물을 올리듯 타워형 구조를 만들어 의도적으로 감상에 답답함과 불편함을 줬다. 깊은 동굴에 자루가 걸려있는 ‘자루 시리즈’는 고립된 작가 자신을 담아냈다. 조정환 작가는 “포대 안에 갇혀있으면서 터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형상화했다. 이제 그 포대를 찢고 나와야 할 때다. 유심히 보면 한 그림에만 찢겨진 포대가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김덕희 작가의 설치작품 ‘하얀 그림자’와 ‘지금, 여기’(시계). BMA 제공
2부의 주인공은 김덕희 작가. 예민하고 날선 감각이 전시장에 흐른다. 중앙에 손과 발 조각을 펼쳐놓은 작품 ‘하얀 그림자’의 첫인상은 섬뜩하다. 작가 주변인의 손과 발을 직접 캐스팅했다고 한다. 조각에 손을 갖다대면 온기에 두 번 놀란다. 물리적으로 열선을 넣었다. 김덕희 작가는 “한 개인은 소외되고 희미한 존재이지만 손을 맞잡으면 온기를 통해 강한 생명력을 느낀다. 열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은 ‘나’이자 ‘우리’이고, ‘누군가’이자 ‘바로 그것’인 이 시대의 모두에 대한 애도 행위이다”고 설명한다.

미디어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오민욱은 영상작품 등 11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기억과 기록 사이를 몽타주하며 역사 속에서 사라져간 유령과 나 사이에서 관계를 찾아내려고 애쓴다. 대부분 영상작인데 단 한 점, 눈에 보이지 않는 작품이 공간을 채운다. 제목은 ‘김영명’. 조갑상의 소설 ‘밤의 눈’을 원작으로 한 그의 장편영화 ‘유령의 해’를 작업하며 알게 된 이름이다. 김해국민보도연맹 사건으로 살해당한 26살 여교사였다. 오민욱 작가는 “그의 이름이 많은 매체에 실리길 바라며 작품명을 ‘김영명’으로 지었다. 그가 살해당한 날 캄캄했던 그 숲의 심상을 공간으로 옮겨놨다”고 말했다. 오민욱의 영화 ‘유령의 해’는 오는 29일, 5월 14일 미술관 지하1층 강당에서 상영한다. 전시는 오는 8월 6일까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7. 7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8. 8[사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9. 9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6. 6젤렌스키 또 북한·한국 언급, 러, 北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도 공유한 듯"
  7. 7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8. 8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9. 9국힘 "北 지뢰 안치우면 우리 군이 치우겠다니, 이 무슨 황당무계한 소리"
  10. 10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5. 5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6. 6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7. 7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8. 8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9. 9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0. 10‘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2. 2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9. 9[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10. 10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