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 장편‘마석, 산 70-7번지’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을 기리는 문학상’, 이 무거운 이름 앞에서 수상 소감을 쓰기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44년 전 부산 마산을 상상해 봅니다. 폭압과 자멸로 치닫던 유신정권과 무장한 계엄군에 맞선 힘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탱크로 깔아뭉개면 된다’는 위협과 ‘전면검열필’이라는 검열, 그러한 야만의 시대를 뚫고 온 용기는 어떻게 생겨난 걸까요. 연약하기만 한 한 사람의 작가로서는 그 곁을 서성이기도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장편소설 ‘마석, 산-70-7번지’를 쓰며 만난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의 영혼들은 부마항쟁의 자유와 정의, 민주와 인권, 평화의 삶을 뜨겁게 살다가 마지막 목숨까지 내어놓고 떠난 분들이었습니다. 차별과 억압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헌신적으로 활동하다가 11년 전 진보세력의 단결과 노동자 민중을 위한 진보정치를 호소하며 불꽃이 된 노동자 박영재. 청계천 평화시장 전태일과 구로공단 박영진과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과 수많은 노동 열사. 박종철 박래전을 비롯한 청년 학생 열사. 이소선 어머니와 백기완 선생님과 문익환 목사님…. ‘마석, 산 70-7번지’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다 묘역에 깃든 모든 영혼이 현재와 미래의 우리에게 쏘아 내린 간곡한 염원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부마항쟁문학상이라 더 자랑스럽다”는 대학생 딸의 메시지와 “수상 소식을 듣는 순간 모든 시름을 덜었다”는 남편의 말이 상의 의미를 더 선명하게 알려준 것 같습니다.
▶약력 =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자연사박물관’ 당선. 첫 소설집 ‘자연사박물관’ 2019년 대산창작기금·제1회 길동무 문학창작기금·제13회 김만중 문학상 신인상 수상. 2023년 두 번째 소설집 ‘너의 총합’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