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를 정면으로 다룬 국내 유일의 영상제 ‘하나뿐인지구영상제’가 폐막식을 끝으로 5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지난 21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4회 하나뿐인지구영상제’ 개막식 행사 모습. 하나뿐인지구영상제 제공

지난 25일 영화의전당(해운대구 우동)에서 제4회 하나뿐인지구영상제 폐막식이 열렸다. 올해 영상제는 ‘희망’을 주제로 총 20개국 49편의 영화(장편 19편, 단편 30편)를 선보였다. 상영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하나뿐인지구 컨퍼런스’와 ‘환경전문가 토크’ 등 강연 프로그램도 총 17회 마련돼 관객들에게 폭넓은 시각을 제공했다.

경쟁 부문인 ‘하나뿐인지구 어워드’ 대상은 파울루 카르네이루 감독의 ‘좋은 마을, 나쁜 자본 그리고 산’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포르투갈 북부 바로수 마을 주민들이 자신의 터전에 들어서려는 유럽 최대의 노천 리튬 광산을 막으려는 투쟁을 그린 다큐멘터리이다. 서부극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연출로 주목받으며,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 작품이다.

한나래문화재단 푸른지구상은 쥘리앵 엘리 감독의 ‘스페이스 X의 비극’이 수상했다. 지구 탐사 로켓 발사로 인해 텍사스의 한 마을에 벌어진 비극을 담은 작품이다. 또 우수상은 기후 이주 정책의 현장에 놓인 청소년들의 삶을 기록한 산드라 윈서 감독의 ‘로우랜드 키즈’가 받았다.

이 외에도 특별상 부문에는 ▷‘살처분’(KNN 한국영화상) ▷‘우리는 여기 살아간다’(가장 치열한 투쟁상) ▷‘소녀와 항아리’(가장 중요한 이슈상) ▷‘울리: 작은 농장이야기’(가장 뛰어난 대안상) 등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하나뿐인지구 컨퍼런스’에서 진재운 하나뿐인지구영상제 집행위원장(왼쪽)과 박효주 배우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나뿐인지구영상제 제공

현장에서는 초·중·고 학생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 ‘지구 환경 포스터 공모전’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최고상인 환경부장관상은 서울국제학교의 박예린 학생에게 돌아갔다.

영상제에는 다양한 유명 인사들이 참석해 축제 열기를 더했다. 지난 21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가수 김장훈과 제이통, 노스페이스갓이 무대를 꾸몄으며, 영상제 명예홍보대사인 배우 박진희는 ‘환경실천가 박진희의 지구를 위한 10분’이라는 제목으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배우 박효주와 정영주도 연사로 참여해 관객들과 작품에 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하나뿐인지구영상제 장제국 조직위원장은 “매년 뜨거워지는 여름이 두렵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며 “영상제가 그 희망을 이야기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