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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남북경색 풀 출구는 어딜까 /임을출

통일 대비하자면서 北 계속 고립시키면 통일비용만 눈덩이…대화부터 시작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8-22 20:59:04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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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비정상적 불확실성(unusual uncertainty)'이란 용어가 새삼 눈길을 끈다.

이 용어는 원래 벤 버냉키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지난달 21일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 경제가 '비정상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하면서 처음 쓴 말이다. 얼마 전에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남북문제, 주요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국제 곡물가격 상승 등 근래에 보지 못한 비정상적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주로 경제전망을 내놓을 때 인용되는 용어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 용어는 오늘날 남북관계를 전망할 때 더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정말 최근의 남북관계는 근래 보기 드문 불확실성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무지 출구 시점을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윤 장관이 지적했듯이 남북문제는 언제라도 한국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불안요인 가운데 하나일 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 우리 사회 내 분열과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언론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북한 내부의 어수선한 소식을 전하고, '급변사태'라는 단어가 수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통일세 신설을 불쑥 제안하면서 통일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연일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 같은 뉴스와 논쟁들은 국민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다. 더 아쉬운 대목은 실체도 애매한 거대담론들과 이념을 앞세운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는 북한을 고장 난 비행기로 간주하고, 언제 바닥으로 떨어지나 하면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적지 않은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아 보인다. 통일에 대비하자는 목소리는 높지만, 정작 통일의 전제가 되는 교류협력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공허한 주장이나 담론의 당위적 반복이 아니라 실천적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이다. 통일세 신설 제안은 국민을 혼란시키고, 북한으로 하여금 남한의 의도를 오판하게 만들어 대남 적대적 자세만 강화하는 구실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 정부는 북한이 더 이상의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 지도부가 먼저 결단할 때까지 우리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자세와 태도에서는 왠지 평화공동체를 형성하려는 적극적 실천의지를 볼 수가 없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천안함 사건 이후 단절되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어떻게 복원하고, 어떤 비전과 전망을 가지고 남은 임기 동안 어떻게 남북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것인지 등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어야 했다.

또 추상 수준이 높고, 거대한 담론 중심이 아닌 국민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미시적 접근을 통해 남북관계의 비정상적인 불확실성을 낮추는 가시적인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평가하면서 "북한변수로 인한 잠재적 재정부담"을 가장 큰 위험요소로 꼽고 있다. 특히 이들은 "미국의 추가제재 등이 북한을 더 고립시키는 데는 성공하겠지만 통일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6월 펴낸 '2010년 한국경제보고서'의 내용도 주목할 만하다. OECD는 최근 남북 간 사회경제적 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통일에 드는 비용이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OECD가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북한 인구는 2330만 명으로 우리나라의 절반에 가까운 47.9%에 달했지만 국내총생산(GDP)은 2.7%(247억달러), 1인당 GDP는 5.6%(1060달러)에 불과했다. 남북교역 중단이 장기화하면 북한의 경제적 고립이 가중될 수밖에 없고 결국 미래의 통일비용 또한 증가할 것이다. OECD는 통일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민간기업이 이끄는 남북교역이 꾸준하게 확대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가장 새겨들을 만한 조언으로 비친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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