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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잠룡'도 하나 못 내는 부산 /변영상

현 처지에 안주해 신진 성장 막는 정치

허약체질만 남아 대권주자 배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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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25일로 집권 반환점을 돌았다. 자연 차기 대권 주자들의 행보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지난주 토요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은 정권 재창출과 대선후보 구도의 안정적 관리를 꾀하려는 MB의 구상이 깔렸다는 점에서 여권 내 잠재적 주자들의 무한경쟁 서막이 오른 것으로 읽히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최근 행보도 이런 프리즘 속에서 자신의 '대권 방정식'을 풀어가는 하나의 과정이다. 이 대통령이 48세의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를 총리로 지명하자 "자고 일어나면 총리라고 나타난다"며 조소를 보냈던 김 지사는 최근 정부의 신도시정책에 대해 "노태우 전 대통령은 통이 컸다"며 이 대통령의 '통'을 건드렸다. 또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놓고도 "광화문 복원에만 온통 신경 쓴다"며 쓴소리를 했다. 청와대가 "경기도나 잘 챙겨라"고 경고했지만, 김 지사는 어제 또 "지금 국가 리더십이 혼미하다"며 맞받았다. 정치적 이유야 어떻든 흥미로운 관전거리이다.

인사청문회의 결과를 떠나 김태호 총리 발탁으로 촉발된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은 '차세대 주자'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지난 6·2지방선거 이후 40대 말~50대 초반의 이른바 ''4말5초' 소장파들이 전면에 나선 데 이어 '8·8 개각'에서도 젊은 피가 대거 수혈되면서 차기와 차차기를 꿈꾸는 '잠룡(潛龍)'들이 야심을 키우고 있다. 여권은 정두언·나경원 최고위원, 원희룡 당 사무총장,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위원장, 청와대 3기 참모진인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등이 중추세력을 형성 중이다.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대선 후보군에 합류했다. 여기에 홍준표 최고위원도 잠재적 주자로 분류된다. 민주당도 지방선거를 통해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지사 등 4050 주자들이 차세대 리더로 부상했다. 무소속의 50대 초반 김두관 경남지사와 민노당 이정희 대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불행한 것은 대략 꼽아도 이 정도인 수많은 잠룡 중에서 부산 출신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력 후보군은 차치하고 기대주 조차로도 거론되는 사람이 없다. '왜소한 부산 정치계'의 현실이 안타깝고 맥 풀린다. 왜 잠룡도 하나 없는 부산이 돼 버렸을까. 지역 정가에서는 몇 가지 이유를 든다. 현재 부산은 5선의 김형오, 4선의 정의화 김무성, 3선의 서병수 허태열 안경률, 2선의 유기준 김정훈 의원이 지역 정계를 이끌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 선수(選數)가 높은 편이지만 대체로 정치적 잠재력과 야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치입문 과정서부터 치열하게 투쟁하고 자생력과 야성을 키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다. 과거 유력 정치인의 참모 출신이거나 외부 전문가 영입 케이스로 금배지를 단 경우가 많아 뚜렷한 '정치 컬러'가 없고 임팩트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지역적 특수성도 '허약 체질' 정치인만 남게 한 주원인이다. 대개가 선거 때마다 공천에만 목숨 걸고 본선거에서는 너무 쉽게 싸우다 보니 경쟁력을 상실하고, 그런 상태에서 중앙무대보다는 선수 늘리는 데 더 관심을 쏟아왔다는 비판이 높다. 지방 관료 출신인 허남식 시장이 2004년 보궐선거 당선 후 3선이 되기까지 지역 국회의원들이 뭘 했는지에서도 '그릇 크기'를 알 수 있다. 관료 출신 한 명을 제압하지 못하는 정치력 부재다 보니 새로운 정치 실험과 시도는 기대 난망이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부산 의원들은 다선에다 당의 주요직책까지 지내도 지역 위주 활동을 해와 중앙정치권과 언론에서 안 알아준다. 치열한 공천과 선거전 등을 거치며 성장하는 초선 수도권 의원보다도 경쟁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혹자는 2002년 대선 후 박근혜라는 영남 출신 권력이 너무 커지면서 같은 영남권인 부산 출신 정치인의 존재 의미가 상대적으로 축소됐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그러나 문제는 현 처지와 상황에 만족하는 국회의원들의 안주와 신진들의 성장을 막는 편협한 부산의 정치 토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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