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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42만 명 해운대구와 5만 명 중구 /권순익

인구구성 변했는데 행정구역·체제는 50년 전과 비슷

원활한 발전 위한 자치구 개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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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발생한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는 시공사 대표와 방화책임자 등이 건축법위반혐의로 입건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현장기자들의 취재를 통해 보도된 여러 문제점들, 고층화재엔 속수무책인 소방장비, 마구잡이 용도변경에 대한 관리·감독의 부재 등을 접한 독자라면 미진한 결말로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적책임 추궁과 정서적인 질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대형참사가 발생하면 들끓는 여론에 쫒겨 공무원 등을 구속하곤 하지만 실제 재판에선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도 많다.

진짜 문제는 해운대에선 이런 유의 사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고 기자는 생각한다. 실례가 있다. 화재 수사가 한창 진행될 때 해운대구청은 30층 이상 고층건물 26곳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해 19곳의 건물에서 41건의 불법 용도변경을 확인했다. 조사대상 건물의 70% 이상이 불법을 저지른 셈이다. 이번 화재가 없었더라면 고스란히 묻혀갔을 것이다. "그동안 해운대구청은 뭐했나"며 감독 태만을 힐난해도 구청으로선 할 말이 없을 게다. 그러나 좀 더 들여다보면 다른 것도 볼 수 있다. 그건 해운대가 입고 있는 '덩치에 걸맞지 않은 옷'이다.

해운대에 지금 집중되고 있는 문화시설 유통매장 고층건물 등을 보면 눈이 핑핑 돌 정도다. 가히 '해운대 특별구'라 할 만하다. 구청 홈페이지의 '어제와 오늘'을 보면 1990년에서 2008년, 18년 사이에 인구는 25만1000명에서 42만5000명, 재정규모는 383억 원에서 2386억 원, 주택은 3만8000가구에서 12만6000가구로 늘었다. 인구는 70%, 재정은 520%, 주택은 230%로 는 것이다. 새로운 구가 하나 더 붙은 격이다. 그러나 공무원 수는 627명에서 780명으로 23% 늘었을 뿐이다. 급속하게 확장되는 구세(區勢)를 구청이 감당못해 행정서비스나 관리·감독의 부실로 이어질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런데 이런 부조화가 해운대 뿐일까.

부산에서 가장 인구가 급속하게 줄고 있는 중구의 경우 올해 4만9983명으로 5만 명이 되지 않는다. 1990년대만 해도 7만 명선을 유지했으나 원도심의 쇠락에 따른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없었던 게다. 그러나 공무원 수는 별 변동 없이 450명이다. 이러다보니 공무원 1인 당 구민 수는 중구 111명, 해운대구 548명으로 해운대구에 비해 5분의 1밖에 안된다. 공무원 개개인의 업무 불균형을 빼더라도 이런 차이는 분명한 비정상이다.

지금과 같은 구제(區制)가 부산에 실시된 건 1957년이다. 애초 부산진구 동구 중구 서구 등 6개이던 구가 16개 구·군으로 확대된 것이다. 그 사이 부산의 발전축은 중구나 동구같은 원도심에서 해운대나 남구 금정구 등 동부권으로 뻗어갔다. 개항기 외래문화를 가장 먼저 받아들인 곳으로 개발시대 부산의 심장부 역할을 했던 중구지만 이젠 전국의 자치구 중 가장 인구가 적은 곳이 됐다. 그러나 변화의 와중에도 구청장과 부구청장이 있고 3, 4개 국에 국별로 4,5개씩의 과를 두는 구청조직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구청에다 구의회, 산하에 8개의 동을 두고 있는 중구가 해운대구 반여 1동의 인구보다 겨우 4000명 많은 현실이다.

엊그제 부산시의회와 부산발전연구원 주최로 열린 '지방행정체제개편에 따른 대응 방안'이란 정책토론회에서 부산시를 인구 30만~50만명의 자치구로 개편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2014년을 목표로 추진되는 행정구역 개편의 불씨가 부산에서도 당겨진 셈이다. 이미 행정안전부에서도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부산 중구와 동구의 통합을 제안한 적이 있고 작년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의 설문조사에서는 자치구의 통합을 '가능한 빨리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53.7%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44.9%) 보다 높게 나타났다.

바뀐 현실에도 맞지 않고 부산 전체의 균형발전에도 장애가 되는 현재의 행정구역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일부지역의 현직 단체장이나 시·구의원 등 선출직의 반발도 있겠지만 그들의 자리 보전을 위해 행정구역이 있는 게 아니다. '부산 되살리기' 차원에서 시민단체 학계 경제계 등 민간주도의 통합논의가 전개돼야 할 때가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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